데뷔하자마자 ‘칸’ 레드카펫 밟은 배우들

2018년 6월 26일   정 용재 에디터

평생 한번 갈까, 말까한 영화인들의 로망 ‘칸 영화제’.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들은 무려 데뷔작으로 칸을 밟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리에게 낯선 마스크로 다가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그들을 만나보자.

1. 김태리 – 영화 ‘아가씨’ (2016)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에게 발탁된 신데렐라.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신선한 마스크로 주목 받은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김태리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로 들어온 소녀 ‘남숙희’(김태리)를 둘러싼 이야기다.

히데코가 사기꾼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숙희는 점차 히데코와 사랑에 빠진다.

그는 데뷔작 ‘아가씨’를 통해 전례 없는 강력한 노출 연기를 선보였다. 실제로 박찬욱 감독은 주연배우 캐스팅 당시 ‘강도 높은 노출 연기를 해야 하며 수위는 타협 불가’라는 조건을 내걸어 화제가 됐다.

그리고 김태리는 하녀 숙희를 자신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심.지.어 영화 ‘아가씨’는 칸 영화제에 경쟁 부문으로 진출하면서 김태리는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영광까지 누렸다. (!!)

박찬욱 감독은 김태리의 첫인상에 대해 “‘올드보이’ 당시 배우 강혜정을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과 무척 비슷했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틀에 박힌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고집이 있었고, 차분하고 침착했다. 긴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영화 ‘1987’, ‘리틀 포레스트’로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김태리,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다.

2. 전종서 – 영화 ‘버닝’ (2018)

전종서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진짜’ 신인이었다. 앞서 언급한 김태리가 장편영화 첫 데뷔작이 ‘아가씨’이긴 했지만 이전에 독립-단편 영화에 틈틈이 출연한 것과는 대비되는 케이스.

전종서가 ‘버닝’에서 맡은 해미라는 캐릭터는 종수(유아인)의 고향친구이자 그가 사랑하는 여자로서 미스터리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버닝’의 해미 캐릭터에 국내 신인 여배우들 전체가 몰렸을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자랑했다고 한다. 전종서는 오디션의 마지막 단계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실제로 최종 물망에 올랐던 한 배우가 있었지만 이창동 감독은 오디션에서 전종서를 만나고 난 후 ‘이 친구가 해미다’라는 생각으로 그녀를 단번에 캐스팅했다고.

“해미 역이 시나리오 상에 있지만 그 인물을 만드는 것은 배우가 온 이후. (중략) 어떻게 광고 등 경험이 전혀 없이 원석 그 자체로 내 앞에 나타났을까 싶을만큼 굉장히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배우라 생각한다. “ – 이창동 감독

이창동 감독은 공개 오디션 개최 전 “우리 시대의 젊은이다운 평범함과 자신만의 특별함을 갖춘 스물일곱 살의 여주인공 해미 역은 특히 높은 수준의 노출이 요구되기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레이터 모델로 등장하는 해미 역은 극중 유아인과의 강도 높은 수위의 연기뿐 아니라, 나체로 대마초를 흡연하는 장면 등 자유분방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다.

언뜻 봐도 파격적인 캐릭터인 영화 버닝의 ‘해미’. 전종서는, 신인답지 않은 당돌함으로 해미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또한 영화 ‘버닝’이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전종서 역시 데뷔작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태도 논란 등의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

첫 작품의 아우라가 어마어마했던 그녀, 전종서의 다음은 무엇일까.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영화 ‘아가씨’, ‘버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