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길에서 똥 싸다가 사이코패스 살인마 만나는 영화

2018년 7월 3일   정 용재 에디터

강철중이라는 한국 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공공의 적’.

강우석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공공의적’은 2002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대종상,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비오는 한밤, 잠복근무 중이던 철중(설경구 분)은 전봇대 뒤에서 어쩔 수없이 볼일을 본다. 그 때 철중과 부딪히는 검은 그림자. 철중은 비도 내리고 똥도 묻은 김에, 가차없이 달려가 사내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휘청이며 밀려가는 사내. 다시 철중이 주먹을 날리려는데 희번득이는 물체가 철중의 눈밑을 때리고 튕겨나간다. 철철 흐르는 피에 눈을 감싸쥐고 주저않는 철중.

일주일 후, 칼로 난자당한 노부부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러나 단서는 아무것도 없다. 시체를 무심히 보던 철중에게 문득 빗속에서 마주쳤던 우비의 사내가 떠오른다. 그 칼! 철중이 분노를 삭히며 보관했던 칼 한자루. 그의 칼은 시체에 새겨진 칼자국과 일치한다. 그리고 그는 기억한다. 우비를 입은 그 남자의 뒷모습과 스쳐간 느낌을. 철중은 펀드매니저 규환(이성재 분)을 만난다. 그리고 그가 직감적으로 살인자임을 느낀다. 아무런 단서도 없다. 철중은 단지 그가 범인이라는 심증을 가지고 미행에 취조, 구타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증거를 잡으려 한다.

물론 규환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돈과 권력은 그의 편이다. 그는 쓸데없는 방해물인 철중을 보직에서 박탈시킨다. 그러던 중 또 다시 살인사건이 발생,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데. 둘의 싸움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영화의 주인공은 강철중은 살인범을 잡는 형사지만, 절대 선인은 아니다. 비리에 찌든 형사로 폭력배들을 구타한 뒤 빼돌린 마약을 팔아 치우려고 하거나, 힘 없는 노점상을 찾아가 돈을 받는 등 굉장히 질이 나쁜 형사다.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등장하는 조규환은 펀드매니저로 명예와 부를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실제 모습은 사이코패스 살인마다. 돈 문제로 부모를 죽이고, 사소한 다툼을 잊지 않고 집까지 찾아가 살인까지 저지르는 모습을 보인다.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두사람의 첫만남 역시 특이하다. 비오는 밤, 화장실이 급했던 강철중은 화장실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길거리에서 볼일을 본다. 그 때 강철중은 누군가와 부딪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살인을 하고 달아나던 조규환이었다.

두 사람과 어울리는 더러운 첫만남이었다.

이 영화에서 조규환은 강철중에게 심문을 받으며 “사람이 사람 죽이는데 이유가 있냐?”라는 명대사를 남겼으며, 역할을 맡은 이성재는 너무 완벽하게 연기한 나머지 한동한 광고가 뚝 끊겼다는 슬픈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한편, 2002년 개봉한 공공의적은 전국 300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공공의 적2 와 공공의 적 1-1이 개봉하기도 했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공공의적’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