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가족도 죽여야 균형이 맞겠죠?” 2018년 가장 불편한 영화

송시현 기자 2018년 7월 10일 입력
						
						

“제 가족을 죽였으니 선생님 가족도 죽어야 균형이 맞겠죠?”

자신의 자식들을 세상과 단절시킨 채, 집 안에 가둬놓은 아버지. 유족들의 돈을 받고 그들의 딸, 아내, 애인 등 죽은 사람들의 역할을 하는 조직. 45일 동안 호텔에 머물다 커플이 되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버리는 세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에는 항상 ‘기괴, 괴의, 파격’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영화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7월 12일 개봉하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킬링 디어’는 어떨까.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던 성공한 외과 의사 스티븐에게 미스테리한 소년 마틴이 찾아온다. 스티븐은 그에게 고급 시계를 선물하고 친절을 베푼다. 스티븐의 가족 역시 마틴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그의 매력에 빠진다.

하지만 마틴의 행동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한다. 알고보니 마틴은 스티븐의 의료 과실로 숨진 환자의 아들이었던 것. 마틴은 스티븐에게 말한다 “제 가족을 죽였으니 선생님 가족도 죽여야 균형이 맞겠죠?”

그는 스티븐 가족이 사지마비, 거식증, 눈 출혈 증상을 차례로 보이다 죽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리고 아내와 아들, 딸 중 한 명을 죽이지 않으면 스티븐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스티븐은 반신반의하지만 곧 아들과 딸이 차례로 마비증상과 거식증을 보이자 패닉에 빠진다.

아내는 남편이 잘못했는데, 왜 우리가 대가를 치뤄야 하느냐고 물으면서도 아이는 또 낳으면 된다고 속삭인다. 자식들 역시 착한 아들, 딸로 바뀐다. 희생자를 직접 골라야 하는 스티븐은 딜레마에 빠진다. 누구를 선택해야할까.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신작 ‘킬링 디어’는 에우리피데스가 쓴 희곡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영화의 원제인 ‘신성한 사슴의 살해’는 아가멤논왕이 전쟁의 승리를 위해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희생시키기로 한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딸 대신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사슴의 형상으로 변해버리는 희곡 속 장면에서 착안해 지은 제목이라고.

배우들에게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다’ 와 ‘연기하지 말라’는 두 가지를 강조했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전작과 같이 배우들은 인형처럼 연극적인 대사를 읊조리고, 관객들은 점점 불편한 상황으로 빠져들어간다.

미스테리한 소년 마틴과 외과의사 스티븐, 그리고 그의 가족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송시현 기자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킬링디어’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