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영화 중 가장 무서운 ‘악역’이 나오는 영화

송시현 기자 2018년 7월 11일 입력
						
						

“동전 던지기로 가장 크게 잃어본 게 뭔가?”

21세기에 등장한 악역 중 가장 무서운 악역이라는 ‘안톤 쉬거’. 그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 킬러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안톤 쉬거는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한 채 아무런 자책 없이 사람들을 죽인다. 심지어 그가 사람을 죽일 때 사용하는 무기는 캐틀건이라는 도살용 공기총을 사용하는데 이는 사람이 아닌 가축을 도살할 때 쓰는 도구다. 그가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막 한 가운데서 사냥을 하던 르웰린 모스(조쉬 브롤린 분)는 총격전이 벌어진 사건 현장을 발견한다. 모스는 사건 현장에서 이백만 달러가 들어있는 가방을 주워서 돌아 온다. 하지만 죽어가는 생존자의 요청을 거절한 게 내심 꺼림칙했던 모스는 새벽녘에 현장을 다시 방문하게 되고, 때마침 마주친 갱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여기에 이백만 달러가 든 가방을 찾는 살인마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 분)와 보안관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 분)이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혼돈과 폭력의 결말로 치달아 간다.

2005년 코맥 맥카시의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원작으로 코엔 형제가 연출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이 제목의 의미에 대해 궁금해하는데, 이 제목은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의 항해’의 첫 구절에서 가져온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의 뜻은 이렇다.

제목에서 의미하는 노인은 ‘지혜와 경험으로 현명한 생각을 갖고 있는 소유자’지만, 이 세상은 원래 노인의 경험과 지혜대로 흘러가지 않는 예측불가능한 세계이며, 이 때문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안톤 쉬거는 이런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인데, 그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기 보다는 재앙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삶과 죽음은 운에 따라 정해진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특히 휴게소 장면은 안톤 쉬거의 공포를 그대로 보여주는 명장면.

기름을 넣고 계산하려는 안톤 쉬거에게 주인이 의미 없는 인사말을 건네자, 그가 말꼬리를 잡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휴게소 주인과 관객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데, 마지막 안톤 쉬거는 “동전 던지기로 가장 크게 잃어본 게 뭔가?”라며 동전을 던지고 휴게소 주인에게 “당신은 이 동전에 모든 것을 걸었으니 어느 면인지 맞춰보라”고 강요한다. 그리고 휴게소 주인이 동전 면을 맞히자 그를 죽이지 않고 휴게소를 나온다.

초코송이 같은 그의 헤어스타일은 처음 봤을 때는 우습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공포스러워진다. 실제로 이 머리는 안톤 쉬거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도 질색할 정도였다고. 코엔 형제가 그에게 헤어스타일 디자인을 보여주자 바로 욕을 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동진 평론가는 안톤 쉬거의 헤어스타일을 가리켜 범죄와의 전쟁에 등장하는 박창우와 더불어 2012년을 강타한 단발이라고 평하기도.

국내외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고, 아카메디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오는 8월 9일 재개봉 예정이니 꼭 극장에서 관람하시길.

송시현 기자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