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영화 연출을 금지당한 감독이 몰래 찍은 영화

송시현 기자 2018년 7월 12일 입력
						
						

“영화에 보내는 연애 편지 같은 작품이다”

지난 2010년 이란 법원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에게 6년의 구금을 명했으며, 또한 20년 동안 영화를 제작, 연출할 수 없으며 시나리오도 써서는 안 되고 이란은 물론 해외 어떤 매체와도 인터뷰를 해서는 안된다고 선고했다. 이란을 떠나는 것도 금지됐다. 그가 이란의 대선 부정선거 논란 대규모 항의 시위에 참가했으며, 이란 정부를 비판하려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가택에 연금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영화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집과 별장에서 각각 찍은 다큐멘터리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와 ‘닫힌 커튼’을 비밀리에 연출했다.

그리고 그는 자동차 계기판 위 화장지 통에 카메라를 숨기고 택시에 타는 승객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 영화가 지난 2015년 한국에 개봉한 영화 ‘택시’다.

파나히 감독이 운전하는 동안 총 여덞 명의 승객이 그의 택시에 탑승한다. 택시에 탄 승객들은 각각 사형 제도에 대해 설전을 버리기도 하고 이란 사회를 비판하며 이란 정부에 쓴소리를 던지기도 한다.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철저한 극영화다. 지인에게 소개 받은 비전문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 ‘택시’. 파나히 감독은 이들이 실제로 할 법한 이야기를 대사로 썼고, 그 때문에 매우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

실제 택시에서 승객들이 자유롭게 털어놓는 이야기를 듣고 이 영화를 떠올렸다는 파나히 감독. 그는 이란 정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진짜 택시를 구했으며 본인이 직접 카메라, 녹음, 연기까지 모두 살펴야했다고 한다.

영화 ‘택시’는 지난 2015년 2월에 열린 제 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영화에 보내는 연애 편지 같은 작품이다. 파나히 감독이 그의 예술과 국민, 조국, 관객에게 바치는 사랑으로 가득한 영화다”라고 평가했다.

송시현 기자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택시’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