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누워 있는 여배우 ‘쥐떼’ 떨어뜨리고 촬영한 감독

2018년 7월 19일   정 용재 에디터

한국 영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김기영 감독.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으로 뽑히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김기영 감독의 열혈 팬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의 대사를 모두 외우고 있을 정도라고.

마틴 스콜세지 역시 뒤늦게 하녀를 보고 호평을 하며 필름 복원 작업에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괴짜였던 것으로 보인다. 떠도는 설에 따르면 제작진을 따돌리고 혼자 고기를 구워먹는다거나, 집값이 싸다고 폐가를 구입해 살거나 등의 특이한 일화들이 많이 전해진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와 ‘충녀’에 출연했던 윤여정은 2008년 6월 ‘김기영 10주기 기념 전작전 – 그 남자, 기이하다’ 행사에 참여해 김기영 감독과의 충격적인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첫 영화를 김기영 감독님과 했으니 다른 감독들도 그런 줄 알았어요. 너무 힘들어서 평생 영화를 다시는 안 하겠다고 결심했을 정도였죠. 그 땐 김기영의 ‘기역(ㄱ)’도 보기 싫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충녀’ 때 저만 빼고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가 미리 계획을 짰더군요. 처음엔 그냥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이라고만 했어요. 그런데 조금 뒤 시트 밖으로 옷이 비치니 누우라는 거예요. 그 뒤에 느닷없이 쥐떼가 떨어진 거죠. 몸에 쥐가 달라붙는데 벗고있다는 게 생각이 났겠어요? 정신을 놓고 난리가 났죠. 감독님이 귀여운 데가 있으세요. 집에 그 필름을 들고 오셔서 미스 윤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게 병 주고 약 주는 것 같아 또 싸웠죠”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7일 한국자료영상원은 1977년에 공개된 김기영 감독의 걸작 ‘이어도’를 블루레이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블루레이에는 정성일 영화평론가의 코멘터리, 주연 배우 이화시 인터뷰 영상 등의 포함됐다고.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충녀’, ‘하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