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는 영화

2018년 7월 24일   정 용재 에디터

강남 엄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교육열이 지나치게 높아 아이의 성적과 사교육에 몰두하는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

그래서일까. 한때 일부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는 이 영화 역시 참 흥미롭다.

바로 영화 ‘사도’(2015, 이준익 감독)다.

영화 ‘사도’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과 극적인 세자의 죽음을 다뤘으며 배우 송강호와 유아인의 뜨거운 연기 호흡이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개봉 당시 약 620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일부 강남 엄마들이 주목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뒤주’다.

사도세자는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한 재주를 뽐내며 아버지 영조의 총애를 받았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갓 돌이 지났을 때 한자를 깨운 영재라는 사실이 기록됐다.

하지만 열 살 무렵부터는 공부를 게을리하고 무예나 그림같은 잡기에 더 흥미를 두면서 점점 영조의 눈밖에 나게 된다. 이에 아버지 영조는 ‘엄격한’ 훈육 태도를 보이게 되는데.

그렇게 조금씩 아버지 영조의 눈밖에 나기 시작한 사도세자.

그리고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게 된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어느 ‘강남’ 엄마의 시선이 당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에서 아버지 영조의 뜻을 어기고 공부를 게을리 한 사도세자가 왕이 되지 못한 채 결국 뒤주에 갇혀 죽는 걸 보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게 분명 있을 것. 요즘 사춘기라 그런지 부쩍 말을 안 듣는데 이 영화가 스스로 ‘사도세자처럼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조선일보(2015. 10)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판 뒤주’라고 불리는 1인 스터디룸의 사진이 SNS를 통해서 확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가로 1.1m, 세로 0.8m, 높이 2.1m로 학생 한 명이 들어가 옴짝달싹 할 수 없는 크기의 부스.

보기만 해도 갑갑한 이 공간에서 아이들이 꾸는 꿈은 대체 어떤 꿈일까. 또한 50년 전 사도세자의 죽음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영화 ‘사도’,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