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출연하면서 연기가 늘었다는 배우

2018년 7월 27일   정 용재 에디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요즘은 관객들의 소통이 엄청나게 빠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영화가 (입소문이 안 좋아도) 시간을 두고 아름답게 퇴장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실시간 소통이 이뤄지다 보니 퇴장도 빨라졌죠.”

‘신과함께’ 시리즈의 저승차사 강림 역으로 돌아온 하정우(40)를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편 ‘신과함께-죄와벌’이 1천440만 명을 동원한 만큼, 다음 달 1일 개봉을 앞둔 2편 ‘신과함께-인과연’ 역시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정우는 그러나 “1편과 2편의 색깔은 전혀 달라 안심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1편이 드라마가 강했다면, 2편은 드라마와 캐릭터가 앙상블을 이룬다”고 소개했다.

하정우가 연기한 강림은 2편에서 억울하게 죽은 수홍(김동욱)의 변호를 맡아 지옥재판을 함께하며 자신의 전생을 들려준다. 하정우는 1천 년 전의 고려 장군과 현재의 강림을 오가며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펼쳤다.

그는 “1, 2편을 함께 찍어서 2편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1편 개봉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2편을 보시면 알 거예요’라는 말뿐이어서 답답했다”며 웃었다.

‘신과함께’ 배경은 대부분 컴퓨터그래픽인 만큼, 연기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 영화에 출연한 대부분 배우가 어려움을 토로했던 지점이다.

“극 중 공룡이 나오는 장면 있는데, 허허벌판에서 100명이 넘는 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허공에 대고 소리치며 연기했어요. 너무 부끄럽고 창피했죠. 그런 고비를 넘기면서 심지어 연기가 늘었다니까요. 하하.”

하정우는 ‘신과함께’ 시리즈가 한국영화 장르의 다양성을 제시하고, 해외에 도전할 기회를 열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저는 한국의 영화인들이 영화를 잘 만든다고 생각해요. 넷플릭스에 한국 관련 콘텐츠가 올라오면 다른 나라 사람들도 놀라워한다고 하더라고요. ‘신과함께’는 세계관 역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 사람들이 관심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서 통한 것 같습니다.”

그는 앞으로 3, 4편이 만들어져 출연 제의가 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바쁜 스케줄을 고려한다면, 몇 년은 기다려야 할 듯하다. 하정우는 9월부터 미스터리 스릴러 ‘클로젯'(김광빈 감독) 촬영에 들어간다. 백두산 화산 폭발을 다룬 재난 영화 ‘백두산’과 강제규 감독의 신작 ‘보스턴 1947’에도 캐스팅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영화 ‘테이크 포인트'(기존 제목 PMC) 개봉도 앞뒀다.

영화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을 연출한 감독이기도 한 그는 신작 준비도 진행 중이다. 그는 차기 연출작에 대해 “케이퍼 무비를 표방하는 코미디 영화”라며 “언론사 기자들의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화가로도 활동 중인 하정우는 개인 전시회 ‘하정우: VACATION’도 열고 있다.

“저는 주로 인물화를 그려요. 배우로서 캐릭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어디를 가든지 사람에 대해 궁금증이 많기 때문이죠. 영화를 통해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나를 읽어주세요 하는 마음이라고 할까요.”

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사람’이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고를 때 이야기 자체가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체크해요. 그리고 시나리오 못지않게 만드는 사람들을 중요하게 보죠. 시나리오가 좋아도,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그릇이 작다면 무용지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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