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가제 영화 만든 감독,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연출한다

2018년 7월 31일   정 용재 에디터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자폭 특공대를 소재로 한 영화를 연출한 바 있는 일본 영화 감독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게 됐다.

3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전날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개·폐막식을 총괄하는 ‘최고 예술 감독’으로 일본 전통극 교겐(狂言)의 스타 노무라 만사이(野村萬齊·52)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노무라 만사이는 전통극 배우 뿐 아니라 영화 배우, 연극 연출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종합 예술인이다. 국내에서는 2013년 그가 연출한 연극 ‘맥베스’가 공연된 바 있으며 영화 중에서는 주인공을 맡은 ‘음양사’가 개봉됐다.

이와 함께 도쿄 올림픽 개·폐막식 예술감독으로는 상업 영화 감독 야마자키 다카시山崎貴·54)가 임명됐다.

야마자키 감독은 태평양전쟁 말기 가미카제(神風)로 불리는 자폭 특공대에 참가해 목숨을 잃은 ‘제로센(零戰)’ 전투기 조종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원의 제로’로 2015년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8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특수효과에 정통한 감독으로, ‘우주전함 야마토’,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 시리즈, ‘기생수’ 등의 인기 영화를 연출한 바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휴가 중 극장에서 야마자키 감독이 최근 연출한 ‘해적으로 불린 사나이’, ‘데스트니-가마쿠라 이야기’를 직접 찾아볼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도쿄 패럴림픽의 개·폐막식 예술감독은 CM 제작자 사사키 히로시(佐佐木宏·63)씨가 맡는다. 그는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아베 총리에게 일본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 의상을 입고 등장할 것을 제안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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