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안에 커플이 되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는 호텔

송시현 기자 2018년 8월 1일 입력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우화”

영화 ‘더 랍스터’는 한 남성이 새로운 연인을 만나기 위해 커플 메이킹 호텔에 투숙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아무 정보없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어쩌면 SBS ‘짝’, 채널A ‘하트 시그널’ 등 달달하고 훈훈한 로맨스를 기대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은 최근 ‘킬링 디어’를 공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다.

올해 공개된 영화 중 가장 충격적이고 그로테스크하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 ‘킬링 디어’를 연출한 감독.

그를 세계적으로 알린 영화 ‘송곳니’ 역시 부모에 의해 집에 격리된 자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킬링 디어’ ,’송곳니’ 줄거리만 봐도 쉽지 않은 영화다. ‘더 랍스터’ 역시 그렇다.

가까운 미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에게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45일간 커플 메이킹 호텔에 머무르며, 완벽한 커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을 얻지 못한 사람은 동물로 변해 영원히 숲 속에 버려지게 된다.

근시란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받고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숲으로 도망친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삶을 선택한 솔로들이 모여 살고 있다. 솔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절대규칙은 바로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비드는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 그곳에서 자신과 같이 근시를 가진 완벽한 짝(레이첼 와이즈)을 만나고 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로맨틱한 그것들과는 전혀 다른 영화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는 완벽하게 통제된 상황을 만들어낸 후 그곳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한다. 최근작 ‘킬링 디어’도 그랬고 ‘더 랍스터’도 그렇다.

반드시 ‘커플’이 되어야 하는 공간에서 짝을 찾지 못하고, 반드시 ‘솔로’여야 하는 공간에서는 사랑을 찾는 인간의 아이러니.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거기서 한가지를 더 묻는다.

그 척박한 곳에서 찾은 사랑을 정말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당신은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송시현 기자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영화 ‘더 랍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