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대 최악의 ‘성추문 사건’ 영화로 만들어진다

2018년 8월 2일   정 용재 에디터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폭스뉴스의 사내 성추문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폭스뉴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고(故) 로저 에일스와 그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 앵커들의 이야기이다.

이 성추문으로 미 보수 진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에일스는 2016년 대선을 앞둔 7월 CEO직에서 사퇴했다. 앵커들의 폭로는 미국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의 서막이었다는 평도 받는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할리우드리포터 등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과 샤를리즈 테론이 각각 폭스뉴스의 여성앵커였던 그레천 칼슨과 메긴 켈리 역을 맡을 예정이다.

칼슨은 폭스뉴스 재직때 에일스 CEO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며 2016년 소송을 제기했다. 에일스가 대화 도중 성과 관련됐거나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고 여러 수단으로 자신에게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에일스는 결국 2천만 달러(226억원)를 칼슨에게 지불하고 합의했다.

칼슨은 1989년 미스아메리카 대회 우승자로 2005년 폭스뉴스에 앵커로 입사한 후 주요 프로그램의 앵커로 활동하다 2016년 회사를 나왔다.

켈리는 2015년 8월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여성비하 발언을 물고 늘어지며 대립각을 세워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앵커다.

그는 자서전에서 “에일스가 자신과 성관계를 하면 승진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면서 자신을 붙잡고 키스하려는 에일스를 뿌리치자 계약이 언제까지인지 묻기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에일스는 칼슨 외에도 켈리, 줄리 로긴스키 등 여성 앵커와 전직 직원 등 6명에게서 고소를 당하는 등 여러 성희롱 혐의를 받다가 불명예 퇴진했고, 이듬해인 2017년 5월 사망했다.

이번 영화에는 호주 출신 여배우 마고 로비도 합류하고, 2016년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았던 찰스 랜돌프가 시나리오를 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칼슨은 “진짜 이야기가 그려지기를 희망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더 많은 여성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는 트윗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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