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솔릭’이 덮친 제주도 실시간 상황

2018년 8월 23일   정 용재 에디터

(전국종합=연합뉴스) 23일 오전 제19호 태풍 ‘솔릭’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 지역에서 실종·부상자가 발생하고 수천 가구가 정전되는가 하면 방파제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김포, 제주, 광주 등 9개 공항에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했고 서해 모든 뱃길도 끊겼다.

제주와 남부 등 태풍의 영향권에 든 지역의 학교가 대부분 휴업하거나 단축수업을 하기로 했다.

태풍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제주 서귀포 서쪽 해상에서 시속 7㎞로 북진 중이며, 24일 새벽 전북 군산에 상륙한 뒤 오전에는 한반도를 관통해 오후에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중심기압 96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7m, 강풍반경 340㎞의 강한 중형급 태풍이다.

태풍이 제주를 지나 서해로 느리게 북상하면서 영향권에 들고 있는 서해안을 따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매우 강한 비와 강풍을 동반한 데다 느린 속도로 서해를 따라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우려된다.

◇ ‘태풍 강타’ 제주 이틀째 피해 속출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제주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746㎜, 사제비 759㎜, 오등 360㎜, 산천단 357.5㎜, 유수암 344.5㎜, 마라도 248㎜, 제주 210.4㎜, 서귀포 113㎜, 성산 99.9㎜ 등을 기록하고 있다.

한라산 진달래밭에서는 이날 오전 4시 25분께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62m를 기록했고, 고산 37.1m, 마라도 36.4m, 제주공항 34.1m, 제주 34.1m 등 도내 곳곳에서 초속 30m 안팎의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인명, 시설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전날 오후 7시 19분께 서귀포시 소정방폭포에서 서울에 사는 박모(23·여)씨와 이모(31·제주)씨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졌다.

이씨는 스스로 바다에서 빠져나와 도움을 요청했으며 박씨는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다.

해경과 소방대원, 경찰 등은 현장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아 실종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귀포시 위미항 방파제에서는 높은 파도에 보강공사용 시설물 91t이 유실됐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는 야자수가 강한 비바람에 부러져 쓰러지는 등 도로 통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시 삼양2동 삼양 1·2수원 상수도 도수관 관 접합부도 파손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서귀포시 강정포구에서는 지난 22일 오후 11시께 레저보트(0.5t)가 전복돼 해경이 수색하고 있다.

제주시 삼양동에서는 전봇대가 태풍이 몰고 온 강풍에 꺾어져 주변 건물 등이 일부 파손되고 간판이 강풍에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부러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도내 총 9천620가구가 강한 비바람 속에 정전됐다.

이 가운데 2천847가구는 복구가 완료된 상태고, 6천773가구는 현재 복구작업 중이다.

◇ 제주·남부 태풍특보 발효 중…항공·배 운항 통제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제주도, 흑산도·홍도, 전남 거문도·초도, 제주전해상, 남해서부전해상, 남해동부먼바다, 서해남부먼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부산, 광주, 경남, 전남, 전북, 남해동부앞바다, 서해남부앞바다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 오전에는 대전·충남과 서해5도, 오후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대구·경북, 충북, 울산, 또 밤에는 강원과 울릉도·독도에도 태풍 특보가 내려질 예정이어서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

전국 곳곳에서 하늘·바닷길도 통제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은 전날부터 총 567편이 결항해 출발편 기준 4만5천명 이상의 관광객 등 항공교통 이용객이 제주에서 발이 묶였다.

이날 하루 운항 계획된 490편의 82.2%가 결항됐다.

태풍의 영향이 지속하자 결항 편수가 계속 늘고 있으며, 다른 지역 공항도 태풍 영향권을 받게 돼 이날 운항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김포 90편, 김해 25편, 광주 12편, 청주 11편 등 9개 공항 347편(국내 223, 국제 24)이 결항했고 전국 전역에서 결항 사태가 잇따를 전망이다.

목포, 완도, 통영 등 전국 80개 항로 115척 여객선이 통제됐다.

또 유람선 등 유·도선은 26개 항로 27척이 묶였다.

무등산, 지리산, 한려해상 등 전국 16개 공원 419개 탐방로도 통제 중이다.

◇ 대부분 학교 휴업·단축수업

제주도교육청은 교육감 직권으로 이날 도내 모든 학교에 휴업을 권고했다.

이미 등교한 학생들은 안전하게 보호한 뒤 상황 종료 후에 안전하게 귀가 조처할 방침이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광주시교육청도 이날 전체 초·중·고교에 대해 하루 단축수업을 권고했다.

휴업·단축수업·등하교시간 조정 등을 학교장 재량에 맡겼으나 태풍 상황이 급박한 만큼 혹시 모를 학생 피해를 막기 위해 전체 학교에 이날 하루 단축수업을 하도록 했다.

일부 학교는 휴업하거나 개학을 늦췄다.

전남교육청은 이날 도내 전체 초·중·고교에 대해 하루 휴업하도록 지시했다.

하동, 남해, 거제를 중심으로 경남 학교 79곳도 이날 휴업을 결정했다.

충북에서는 599개 모든 학교가 단축수업을 하기로 했다.

◇ 지자체 1만1천858명 비상근무…공기업도 비상

지자체들은 일제히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태풍 진로를 주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남 3천876명, 경북 2천407명, 전남 1천170명, 제주 240명 전국 지자체에서도 모두 1만1천858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됐다.

지자체들은 인명피해 우려 지역 1만3천816개소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선박 5만8천782척은 안전지대로 이동하거나 결박, 인양됐다.

지자체는 굴착기, 덤프, 양수기 등 침수대비 장비도 6만3천190대를 확보했다.

지자체는 문자방송, 전광판, 자막방송, 진급재난문자를 발송해 태풍을 상황을 알리고 있다.

농어촌공사, 전력공사, 전기안전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도로공사 등 유관 기관 공무원들도 취약시설을 점검하는 동시에 태풍 피해 발생 시 긴급 복구에 대비하고 있다.

재난 당국은 방송사 자막방송, 긴급 재난문자 등을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전파하면서 태풍이 소멸할 때까지 전 국민이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덕종 장아름 전지혜 고성식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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