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읽어주세요” ‘송도 불법주차’ 차주가 직접 적었다는 사과문

2018년 8월 31일   정 용재 에디터

사회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킨 ‘송도 H 아파트 캠리 불법 주차’ 사건이 마무리됐다.

물의를 일으킨 ‘캠리 차주’ 50대 여성 A 씨는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에게 자필로 작성한 편지를 전달해 공식 사과 입장을 전했다.

앞서 A 씨는 자신의 차량 전면 유리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인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아파트 진입로에 차량을 불법으로 주차한 후 방치했다가 물의를 일으켰다.

차량을 빼달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으로 대응해 파장이 커졌고 결국 전 국민적으로 논란이 됐다. 잇따른 사과 요구에도 무대응하며 차량을 중고차로 판매하려는 시도까지 해 더욱 큰 비난을 면치 못했다.

결국 A 씨는 일파만파 커지는 비판 속에서 수긍하고 공식 사과를 하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A 씨는 자필로 작성한 사과 편지에서 “제 차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충분한 사유를 인정한다”며 “공동 생활을 하는 가운데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지하 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입주자들의 분노를 산 것, 그 분노를 무시한 것 모두 죄송합니다.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과 편지는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이 대신 낭독했고, 회장이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과정에 곳곳에서 환호 소리가 퍼지기도 했다.

회장은 “A 씨 상태가 좋지 않다. 불안 증세를 보여 서면으로 사과를 전한다”고 말 했다.

A 씨는 해당 아파트를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 때문이 아닌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예정돼 있었다고 한다. 차량은 매매업자를 통해 매각할 예정이며, 사과문 대독 뒤 중고차 딜러에게 캠리 차량이 인계되었다.

다음은 A 씨가 작성한 자필 사과 편지 전문이다.

입주민 여러분께

저는 이번 캠리 주차장 막음 사건의 207동 당사자 입니다.

먼저 불법주차 스티커 부착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해당 아파트에 2017년 12월 해당 차량을 정상적으로 등록하고 아무일 없이 지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8월 25일 조수석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경비실과 동 대표 측에 탈착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저의 요구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 분을 참지 못하고 지하 주차장 출입구에 그대로 차량을 내버려 두고 아파트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오늘밤 아파트 입주자 분과 대화를 하면서 제가 오해하고 있던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정이 어떻게 되었던 홀로그램 스티커 미부착으로 인해 불법주차 스티커를 부착 당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인지하였고 인정합니다. 공동생활을 함에 있어서 지켜야하는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잘못입니다.

또한 이로 인해 입주민 여러분과 관리자 분들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말았습니다. 차량을 그대로 방치한 것은 조금 전까지도 제가 홀로그램 스티커 부착 규칙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제가 잘못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하주차장 막음으로 인해 입주민들의 분노를 사게 한 것과 이 행동을 기망히 여긴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또한 인도 위의 차량 방치로 뉴스까지 나오는등… 입주민들의 통행 불편에 대해서도 사과 드립니다. 며칠동안 벌어진 상황으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법적 대응 문제로도 심적인 부담을 느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 첫째 불법주차 스티커 미부착으로 적반하장의 자세로 임한 것, 둘째 지하주차장 입구를 막아 불편을 초래한 점, 셋째 인도 위에 지금까지 차량을 방치해둔 점에 대해 저의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마땅히 아파트 정문 입구에 나와 사과 드리는 것이 마땅하오나 정말 죄송스럽게도 얼굴을 들 자신이 없어 아파트 입주자 회장 및 몇몇 분들과 대면하여 사과를 드리고 서면으로 사과문을 남깁니다.

본의 아니게 이번 사건 발생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유로 이곳을 떠날 계획입니다. 차량은 매매업자를 통해 매각할 예정이오니 매매업자를 통해 차량을 이동시키는데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인연이면 좋았을 것은 저의 불찰로 인해 입주민께 분노만 안겨드리고 떠나게 되었네요. 부디 저의 사과문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8년 8월 30일 캠리 차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