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방서장 임명 ‘무작정’ 비난하는 일부 남성들 수준;;

2019년 1월 11일   김주영 에디터

일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단순히 ‘여성’이 고위직에 임명됐다는 이유로 근거 없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8일 서울 소방 47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소방서장으로 이원주 서울소방학교 교육지원과장이 임명됐다.

이 서장은 지난 1982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소방공무원 모집 공고를 보고 소방관이 됐다.

성동소방서 구급계장, 서초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등 건축허가, 구급 같은 대민(對民) 업무를 하다 2013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첫 여성 감사팀장이 됐고, 여성 소방공무원 고충상담관을 겸임하며 여성 소방공무원의 고충 해소와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9일부터 중랑소방서장으로서 업무에 들어간 이 서장은 “남성, 여성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소방관으로서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소방본부 역시 이 과장의 서장 임명을 반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남성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 과장의 소방서장 임명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현장 경험 없는 여자가 서장이 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꿈도 못 꾸는데 시대를 잘 타고나 여자가 서장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일자 독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서장은 풍부한 경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해당 매체와 인터뷰한 서울소방본부의 한 남성 소방관은 “이 서장님은 2002년에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여성 최초 지휘팀장을 하신 분이다. 화재나 재난이 발생하면 이 서장님께서 가장 먼저 출동해 상황을 지휘했었다“고 말했다.

다른 남성 소방관 역시 “소방서에는 여성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과거에는 그런 보직을 주로 남성들이 맡았다. 서울 본부에서 최초로 여성 야간 당직을 서는 등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처음으로 깬 분이 이 서장님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 경력이 없다는 비난에 대해 “이원주 서장님은 9급인 소방사부터 시작해 경력이 적지 않다. 오히려 6급인 간부 후보로 소방 경력을 시작한 서장님들이 더 현장 경력이 적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괴물을 상대하려고 괴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무작정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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