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단순히 ‘여성’이 고위직에 임명됐다는 이유로 근거 없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8일 서울 소방 47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소방서장으로 이원주 서울소방학교 교육지원과장이 임명됐다.
이 서장은 지난 1982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소방공무원 모집 공고를 보고 소방관이 됐다.
성동소방서 구급계장, 서초소방서 소방행정과장 등 건축허가, 구급 같은 대민(對民) 업무를 하다 2013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첫 여성 감사팀장이 됐고, 여성 소방공무원 고충상담관을 겸임하며 여성 소방공무원의 고충 해소와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9일부터 중랑소방서장으로서 업무에 들어간 이 서장은 “남성, 여성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소방관으로서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소방본부 역시 이 과장의 서장 임명을 반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남성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 과장의 소방서장 임명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현장 경험 없는 여자가 서장이 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꿈도 못 꾸는데 시대를 잘 타고나 여자가 서장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일자 독서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서장은 풍부한 경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해당 매체와 인터뷰한 서울소방본부의 한 남성 소방관은 “이 서장님은 2002년에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여성 최초 지휘팀장을 하신 분이다. 화재나 재난이 발생하면 이 서장님께서 가장 먼저 출동해 상황을 지휘했었다“고 말했다.
다른 남성 소방관 역시 “소방서에는 여성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과거에는 그런 보직을 주로 남성들이 맡았다. 서울 본부에서 최초로 여성 야간 당직을 서는 등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처음으로 깬 분이 이 서장님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 경력이 없다는 비난에 대해 “이원주 서장님은 9급인 소방사부터 시작해 경력이 적지 않다. 오히려 6급인 간부 후보로 소방 경력을 시작한 서장님들이 더 현장 경력이 적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들은 “괴물을 상대하려고 괴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무작정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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