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영상 2개 삭제됐는데 국방부가 보인 태도;;;

2019년 3월 28일   김주영 에디터

9년 전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해군 속초함이 ‘미확인 물체(괴물체)’ 추적과정을 녹화한 영상 2개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괴물체를 추적하며 녹화한 전자광학추적장비(EOTS·Electric Optics Tracking System) 원본과 사본에서 각각 1분 분량씩 2곳이 삭제됐다.

이재섭 국방부조사본부 본부장은 “속초함이 EOTS로 녹화한 1시간짜리 영상 가운데 괴물체를 향해 격파사격을 하던 당시 1분짜리 원본과 1분짜리 사본 총 2분 분량의 영상이 사라졌다. 이와 같은 사실은 당시 관련 기록을 살펴본 결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 역시 “사건 발생 직후 EOTS의 녹화 영상을 확인했다. 전비태세검열실 조사자료를 보면 녹화영상 삭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에는 평택 2함대사령부로 복귀한 속초함이 상부 지시로 수일동안 봉쇄돼 현역 군인들조차도 접근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2010년 3월 26일 ‘속초함’은 해군 2함대사령부 지시를 받고 북방한계선(NLL) 남단까지 북상했다. 속초함은 오후 10시55분쯤 사격통제 레이더상에 백령도 북방에서 42노트(시속 76㎞)로 고속 북상하는 미확인 물체를 포착했다. 이후 9.3㎞ 떨어진 물체를 향해 오후 11시부터 약 5분간 76㎜ 함포 135발을 발사했다.

당시 군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속초함은 오후 11시 5분쯤 사격통제 레이더에 포착된 괴물체가 NLL을 넘어감에 따라 사격을 중단했다. 3분 후 NLL을 넘어 고속으로 이동하던 괴물체는 속초함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오후 11시 9분쯤 사라졌던 괴물체는 NLL 이북 위치에서 속초함 레이더에 다시 잡혔다. 오후 11시 11분쯤에는 육지인 북한의 장산곶으로 올라가 사라졌다.

사건 당시 속초함의 함장 A 씨는 EOTS 영상을 제출해야할 경우를 대비해 원본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삭제된 것이라며 고의성을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속초함 EOTS 영상이 삭제된 것에 대해 이명박 정부 군 당국은 이를 비밀로 붙여 추가적인 조사도 하지 않았다.

지워진 영상 부분을 복원하기 위한 포렌식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속초함의 EOTS 영상이 삭제된 것이 사실이라면, 기술적 문제가 있었는지와 장비 결함 여부를 살피고 지워진 부분의 복원을 시도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그다음에는 (관련 사항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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