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500만년 전에 살았다는 ‘게’ 모습 ㄷㄷ

2019년 4월 25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게는 넓은 등껍질에 강력한 집게발, 양쪽 가장자리에 붙다시피 한 넓은 미간에 작은 눈, 몸체 안으로 말아 올린 짧은 꼬리 등이 전형적인 특징이다.

하지만 이런 게의 통념을 모두 거스르는 공룡시대의 게 화석이 발굴돼 관심을 받고 있다.

25일 미국 예일대학 등에 따르면 이 대학 고생물학자 하비에르 루케 박사팀은 콜롬비아 보야카주 안데스산맥 일원과 미국 와이오밍 등지에서 백악기 중기인 9천500만~9천만년 전 게 화석을 발굴한 결과를 온라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발표했다.

이 지역은 당시 얕은 바닷가였으며 새우와 바닷가재 등 다른 절지동물 화석도 무더기로 발굴됐다.

이 중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게 화석들이 현재의 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루케 박사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게 화석은 500원짜리 동전 크기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몸체는 길쭉한 형태로 꼬리는 몸체 밖으로 노출돼 있으며, 눈은 눈구멍 없이 커다란 겹눈 형태를 하고 있다. 집게발은 짧고 안쪽으로 굽은 상태며, 입은 다리의 일부처럼 보인다.

유생(幼生)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으나 생식기관이 뚜렷하게 있는 것으로 볼 때 다 자란 게로 분석됐다.

이는 성체가 되는 과정에서 발달 시기와 발달률의 변화로 유생 때의 특징 중 일부가 그대로 유지되고 확대되는 이른바 이시성(異時性) 진화로, 새로운 개체의 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특히 이 화석에 ‘칼리키마이라 퍼플렉사'(Callichimaera perplexa)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혹스러운 아름다운 키메라’라는 뜻이다.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로 사자 머리에 양의 몸, 뱀의 꼬리를 갖고 있다. 이 게가 유생의 눈에 새우의 입, 바늘꽃방석 게(frog crab)의 집게발, 바닷가재의 등껍질을 섞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연구팀은 칼리키마이라가 노처럼 생긴 큰 발을 갖고 있어 2억5천만년 전 바다전갈이 멸종한 이후 수영을 하는 절지동물로는 시조일 것으로 추정했다.

루케 박사는 “새로운 형태의 생물화석은 대개 새로운 생물 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고생대 지층에서 발견된다”면서 “백악기 중기 지층에서 이뤄진 이번 발굴은 시기적으로 현대에 가깝고 이상한 생물 화석들이 발굴되길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열대지역에서는 놀랄만한 발굴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