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추’ 송강호 실제 모델인 형사가 범인에게 보냈던 메시지

2019년 9월 19일   김주영 에디터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을 줄 알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밝혀졌다.

지난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86년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 사건을 재수사하던 경찰이 당시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 대상자를 확인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화 ‘살인의 추억’ 박두만(송강호 분)의 실제 모델이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했던 하승균 전 수사팀장의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06년 하 전 수사팀장은 직접 범인에게 편지를 남겼다.

하 전 수사팀장은 범인을 ‘악마’라고 불렀다. 그는 “악마. 난 당신을 이렇게 부른다. 맘에 들지 모르지만 당신의 존재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10여 년 전에 내가 붙인 이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을 만나려고 난 그간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고 했다.

이어 ” “이제 당신을 잡아도 7차 사건까지는 죄를 물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9차 사건 공소시효도 다음 달로 다가왔고 마지막 10차 사건 공소시효는 내년 4월에 만료된다”라며 “나도 내년(2006년) 6월이 정년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꼭 내 손으로 수갑을 채우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 수갑도 반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몇 달씩 집에도 안 들어가고 당신을 잡으려고 미친놈처럼 다녔다”라며 “부인과 애들 생일은 몰라도 당신이 저지른 범행 날짜와 시간, 형태는 아직도 외우고 있다”고 말하며 “당신을 잡으면 법정에 세우지 않고 내 손으로 처리하겠다고 다짐했었다”고 말했다.

하 전 수사팀장은 “그러나 결국 당신을 잡지 못했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평생 죄인으로 남게 됐다”라고 자책하면서 “난 요즘 당신이 저지른 범죄에 동생, 딸들이 당하는 꿈을 꾼다”라며 “또, 내일 당장이라도 공소시효가 없어져 후배들이 당신을 잡아들이는 꿈을 꾼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범인에게 “부디 나보다 먼저 죽지 말아라. 우리는 꼭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유력 용의자가 잡힌 지금 하 전 수사팀장의 감회는 매우 새로울 것이다.

유력 용의자를 특정했다는 소식을 접한 하 전 수사팀장은 “그를 만나러 교도소 면회를 갈 생각이다. 목격자의 진술과 당시 자료가 내 머릿속에 다 있다. 내가 그려온 범인이 맞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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