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부대가 하필 오늘 수능 시험장 근처에서 한다는 일..

2019년 11월 14일   김주영 에디터

오늘(14일)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인생이 걸렸다’고 말할 정도의 중요한 시험인만큼 수험장 내·외부의 소음을 특히 신경쓴다. 국토교통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듣기 평가 시간의 항공기 이륙과 착륙을 전면 금지할 정도이다.

하지만 수능장 인근에서 ‘태극기 부대’가 한다는 행동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2019년 11월 14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102주년 탄생일이다.

구미시는 매년 11월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숭모제례와 탄신제를 지내고 있는데, 올해는 수능일과 행사가 겹친 것.

기존 행사는 특설무대를 설치하여 귀빈들의 축사와 기념공연이 펼쳐져 다소 요란하게 진행되었다. 실제로 행사가 주로 진행되는 생가 근처에 직선거리로 약 800m 떨어진 곳에 구미 제8시험장인 사곡고가 있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일과 행사가 겹쳤기 때문에 수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은 모두 없애고, 모든 행사를 8시 30분 전에 마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미시는 수험생에게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행사 전 일정을 조정했지만, ‘우리공화당’은 조정 없이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수능이슈에도 태극기집회를 강행하는 이유는 우리공화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창당 취지로 삼았을만큼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기념행사를 중요시하는 정당이기 때문.

그들은 11시에 1부 집회, 12시 30분에 2부 집회, 4시에 3부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2부 집회 이후 거리행진도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에 신고된 집회 인원은 1000명이며, 거리 행진에서 경찰 200명 정도가 이들을 통제할 예정이다.

우리공화당 측은 “수능 시험일인만큼 방송, 마이크 사용, 구초 제창 등을 하지 않는다”며 “행사장소 인근에 수능을 보는 학교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했지만, 실제로 행사장 중 하나인 ‘홈플러스 구미점’ 인근에는 562명이 수능 시험을 치르는 ‘금오고’가 위치해 있다.

특히 수능 영어 듣기평가가 치러지는 오후 1시 10분부터 35분까지의 시간동안 ‘사곡고’와 ‘금오고’에서 수능을 치는 수험생들이 소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들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구호 제창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1000여 명의 집회 참가객을 실어나르는 관광버스가 수험장 주변을 오가며 내는 소음, 거리 행진에 따른 교통정체로 빚어지는 소음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에 누리꾼들은 “제정신인가”, “비행기도 못 뜨게하는데 미친거아님?”, “아 적어도 영어듣기 때는 좀…”, “별 일 없어야할텐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