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에 백상아리 데려왔더니 생긴 일

2019년 11월 21일   eunjin 에디터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신기한 볼거리는 상어가 아닐까.

일반인이라면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샌드타이거상어, 흑기흉상어, 레몬상어 등 다양한 상어들이 전 세계의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백상아리 만큼은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없다.

그 이유에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상아리는 오래 전부터 모든 유명 수족관에서 가장 탐내고 있었다. 그러나 백상아리의 경우 포획된 상태에서는 금새 죽.어버리고 말아 가장 사육하기 어려운 동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 백상아리는 매일 100km 가량을 이동하며 쉬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에, 좁은 수조에 갇히는 자체로도 이들에게는 굉장한 스트레스다.

최초의 사육 시도는 1955년에 캘리포니아의 Marineland of the Pacific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사육 기간은 단 하루에 불과하다. 

두 번째 시도는 6년 후. 호놀룰루의 waikiki aquarium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여기서도 겨우 이틀 동안 데리고 있었을 뿐이다.

그 이후로 앞서 나왔던 Marineland of the Pacific를 비롯해서 샌디에이고의 씨월드, 시드니의 오션월드 등 여러 곳에서 1980년까지 총 11차례의 사육 시도가 있었지만 전부 열흘을 채 넘기지 못했다. 단 한 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개체가 먹이조차 거부했으며, 일부는 죽.었고 나머지는 사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방생했다.

1981년에는 씨월드에서는 16일 동안 “살려 두기”에 성공해서 기록을 세웠고 이후 방생됐다.

1984년에는 몬트레이베이 아쿠아리움에서 열흘 동안 데리고 있었지만 결국 죽.었다.

심지어 어미의 자궁에서 갓 꺼낸 아주 어린 새끼들을 사육하겠다고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하루만에 전부 죽.고 말았다.

가두리 양식장처럼 바다에 그물을 쳐서 수용하는 등 몇 차례의 사육 시도가 더 있었지만 장기 사육은 번번히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앞선 2004년 나온 몬트레이베이 수족관에서 총 25차례의 시도 이후 적어도 백상아리 25마리를 포획해서 사육을 시도한 결과 1.4m 길이의 작은 백상아리를 무려 198일간 사육하는 데 성공했다.

백만 갤런(약 370만 리터)의 바닷물이 들어있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수조에 작은 개체를 수용한 점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총 6마리의 어린 백상아리를 붙잡아 수십 일에서 100일 정도 사육한 후에 몸집이 커졌다 싶으면, 전파 발신기를 부착해서 다시 야생으로 방생했다.

이어서 2011년에 몬트레이베이 수족관은 작은 수컷을 55일간 사육하고 바다로 돌려보냈고 이후 더 이상 백상아리 사육을 시도하지 않았다.

한동안은 어느 곳에서도 백상아리를 기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일본 남서쪽 바다에서 3.5m 길이의 수컷 백상아리가 그물에 걸렸다. 이 소식은 곧바로 오키나와의 츄라우미 수족관에 전해졌다.

츄라우미(美ら海) 수족관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수족관으로, 이미 고래상어나 쥐가오리 같은 대형 어류의 사육으로 유명했다. 물론 백상아리의 사육이 성공한 사례는 전혀 없었지만 무슨 자신감에선지 백상아리를 구입해 수조에 집어넣었고 좀처럼 보기 힘든 백상아리를 손에 넣은 수족관은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이 상어는 모든 먹이를 거부하다가 전시 3일째 되는 날 가라앉아 죽.고 말았다. 이 사건은 전세계에 알려지게 됐고, 결국 츄라우미 수족관은 돈도 잃고 상어도 잃고 욕만 먹었다.

2016년 4월 기준으로 현재 전세계에서 백상아리를 전시용으로 사육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캘리포니아 쉐드 수족관에선 미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백상아리의 훈련을 시도하고 있는데, 바로 이 백상아리를 무기화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이유로 아쿠아리움에서는 백상아리를 쉽게 볼 수 없다.

사실 백상아리는 사람들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주에서는 이러한 편견이 깨지는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호주의 한 어부는 어느 날 자신의 그물에서 백상아리를 발견했고, 급히 풀어서 죽.음의 위기에서 살려주었다.

이후 2년이 지나서도 그 백상아리는 여전히 어부를 따라다녔다고 전해졌다. 그는 이 백상아리에게 이름도 붙여주었다.

“가끔 내가 배를 멈추면 신디(Cindy)는 내가 서있는 쪽으로 다가온다. 내가 신디의 배와 목을 쓰다듬도록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쓰다듬어 줄 때는 기분이 좋은 듯 소리를 내며 눈을 돌리고 지느러미를 흔든다”

그는 백상아리 신디 때문에 고기가 잡히지 않아서 몇 번이나 밀어내고 도망쳤지만 또 쫓아와서 이제는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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