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찍었는데 알고보니 포.르.노였다” 폭로했던 여배우

2020년 1월 30일   김주영 에디터

배우 윤지혜가 출연작 ‘호흡’ 촬영장의 부조리한 상황을 폭로했다.

지난 1월 윤지혜는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제 신작을 기대한다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이 영화는 최대한 빨리 잊으려고 했고 보는 분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갈 길을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스스로 왜 이런 바보같은 선택을 했는지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 괴로움을 토로했다.

윤지혜는 ‘호흡’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선정된 졸업작품이며 제작비는 7000만원대였다고 설명한 뒤 “처음에는 초심자들에게 뭔가 느끼면서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큰 착각도 했었다”고 했다.

이어 “한달 간 밤낮으로 찍었는데 상식 밖의 문제들을 체험하게 됐다”며 “내가 맡은 캐릭터는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여서 그런 감정을 유지해야 했는데 현장 자체가 고통이 되자 내 연기인생 중 겪어보지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 없는 일들 속에서 극도의 미칠 것 같은 감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컷을 안하고 모니터 감상만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고, 요란한 경적소리를 내며 저를 피해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없이 여기저기 도망다니며 이것 또한 재밌는 추억이 될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보며 멀뚱거리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인 하나 통제하지 못 해서 아니 안 해서 카메라 앞으로 지나고 NG가 빤히 날 상황들에 감정 연기를 할 때 무전기가 울리고, 휴대전화가 울리고, 알람이 울리고 되는 대로 찍어대던 그런 현장이었다”며 “전체로는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없는 현장”이라고 회상했다.

윤지혜는 “그 속에서도 레디액션은 계속 외치더라. 그거 밖에 할줄 아는게 없는지”라며 “액션만 외치면 뿅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나”라고 했다. 이어 “여러번 폭발을 하였고 참을 수가 없었다”며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했다.

윤지혜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밝은 현장’으로 마케팅되고 있는 것에 대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불행포르노 그 자체”라며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요?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습니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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