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입학에 숙명여대 학생들이 보인 반응..

2020년 1월 30일   김주영 에디터

숙명여자대학교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性)을 전환한 학생이 입학한다는 소식에 동문들 사이에 응원과 격려와 함께 걱정과 우려라는 상반된 반응이 엇갈려 나왔다.

숙명여대는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지원자가 2020년도 신입전형에 최종 합격해 법과대학에 진학하게 된 것이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학생은 지난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오모씨(27·여)는 “지정 성별로 구분 짓지 않고 한사람의 젠더와 선택을 존중한 결과라고 생각해 크게 응원하고 싶다”라며 “이번을 계기로 (학교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익명을 요구한 졸업생 A씨(28·여)도 “법적으로 여성임을 입증하는 데 결격사유가 없기 때문에 성적에 따라 지원하고 입학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선택을 내렸고 그 결정이 존중되고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페미니즘 논의에서 종종 불거지는 트랜스젠더 배제 논란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라며 “지난번 혜화역 시위 때 참여 가능 대상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해서 논란이 됐다. 트랜스젠더 당사자가 여대에 입학함으로써 관련된 페미니즘 논의가 더 건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질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는 동문들도 있었다. 숙명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씨는 “성전환자 분께서 왜 여대를 선택했는지 의문이 든다”라며 “또 기숙사를 같이 공유할 수도 있단 걸 생각하면 우리 학우들에게 조금 불편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대학원에 다니는 박모씨(28·여)도 “수업을 같이 듣는 것은 상관없지만 화장실, 기숙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학교의 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기 중에 모여서 학교 측과 부딪힐 거란 예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요 여자대학에는 성전환자에 대해 입학을 제한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법적으로 여성으로 판단을 받았다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 숙명여대 관계자도 “학교 규정상 성전환자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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