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후 영화에 나왔던 ‘실제’ 슈퍼 근황

2020년 2월 11일

“상을 딱 타니까 내가 다 붕 떴어요. 우리 가게에서 찍은 영화가 최고구나! 기뻐서 잠도 못잤어요, 하하”

“상을 딱 타니까 내가 다 붕 떴어요. 우리 가게에서 찍은 영화가 최고구나! 기뻐서 잠도 못잤어요, 하하” 영화 ‘기생충’이 10일(현지시간 9일 오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영화 ‘기생충’이 10일(현지시간 9일 오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까지 거머쥐며 역사를 새로 쓴 지 하루 만인 11일, 영화 촬영지인 서울 마포구 아현동 ‘돼지슈퍼’의 사장 내외는 아직도 기쁨이 가시지 않는 듯 활짝 웃었다.

돼지슈퍼는 영화에서 기택(송강호)의 아들 기우(최우식)가 대학생 친구인 민혁(박서준)에게 과외를 넘겨받는 장면에 배경으로 등장한다. 기우가 민혁과 야외 테이블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골목이 슈퍼 앞길이다.

“상을 딱 타니까 내가 다 붕 떴어요. 우리 가게에서 찍은 영화가 최고구나! 기뻐서 잠도 못잤어요, 하하” 영화 ‘기생충’이 10일(현지시간 9일 오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슈퍼를 왼쪽에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기택의 일가족이 동익(이선균)의 집에서 빠져나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내려가던 계단을 볼 수 있다. 기정(박소담)이 원래 동익의 집 가정부인 문광(이정은)을 내쫓기 위해 복숭아를 사들고 지나가던 곳도 이 골목이다. 기택의 일가족이 동익의 집에 ‘기생’하려는 욕구가 시작되고 자라나는 장면의 배경이 된 셈이다.

“상을 딱 타니까 내가 다 붕 떴어요. 우리 가게에서 찍은 영화가 최고구나! 기뻐서 잠도 못잤어요, 하하” 영화 ‘기생충’이 10일(현지시간 9일 오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45년째 한동네에서 가게를 운영한 이정식씨(77·남)와 김경순씨(73·여) 부부는 장사에 매달리느라 결혼 이후 제대로 ‘영화 구경’ 한번 못해봤지만 영화가 개봉하자 큰맘 먹고 신촌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김씨는 “처녀 때 충무로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 한번 본 이후로 영화를 처음 본 것”이라며 “남편은 안 간다고 하는 걸 ‘이왕이면 가보자’ 하고 가게문을 닫고 갔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영화를 보며 “‘여보, 우리 가게 나왔어’ 하며 반가워서 남편에게 막 말했다”며 “가게가 예쁘게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모처럼 본 영화에 관해서는 “우리 삶이 묻어나는 영화”라며 “나도 처음에 우리 아저씨(남편) 만나서 어려운 데서 살아보고 했는데, 예전에 고생한 생각들이 나기도 했다”고 했다.

“상을 딱 타니까 내가 다 붕 떴어요. 우리 가게에서 찍은 영화가 최고구나! 기뻐서 잠도 못잤어요, 하하” 영화 ‘기생충’이 10일(현지시간 9일 오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이씨 역시 “내 일생을 찍은 영화라고, 나를 찍은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고 나왔다”며 “송강호가 맡은 역할이 나와 비슷하다”고 아내와 같은 감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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