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칠까봐..” 어린 아들 강제로 ‘정관수술’ 시키는 부모들

2020년 5월 4일   김주영 에디터

성인이 되지 않은 10대 남성들이 강제로 정관수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비뇨기과를 운영 중인 전문의 A 씨는 고교 3학년인 남학생 2명의 정관수술을 집도했다.

그는 “방학이 되면 정관수술 문의가 몇 건이 들어온다. 보통은 만류하지만 부모와 학생들 의지가 강해서 이번에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관수술은 남성의 정자의 이동 통로인 정관을 차단하는 수술이다.

정관수술을 받으면 관계 후에도 정자가 없는 정액이 나온다. 그러므로 보통 아이 계획이 없는 중년 남성들이 받는 사례가 많다.

피임을 위한 수술이기 때문에 10대 남성들이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부모들이 정관수술 문의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사고’칠까봐 우려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시의 비뇨기과 원장 B 씨도 “심지어 초등학생 아들을 둔 부모가 정관수술을 문의하기까지 했다. 그때마다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고역이다”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어머니 C 씨는 “아들이 개방적인 여자친구를 만나서 걱정이 된다. 요즘 애들은 못하게 못 막기 때문에 차라리 안전하게 즐기도록 조치를 취해주는 게 부모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정관수술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정관수술 문의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미성년자의 정관수술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관수술 후 복원수술을 한다면 다시 정자가 나올 수 있지만, 복원 수술의 실패 확률도 10%에 가까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이처럼 운이 없을 경우 영구 불임이 될 위험성이 있는데다가, 자녀의 성생활을 부모가 침해한다는 문제 역시 제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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