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때문에 신기한 방법으로 결혼식 올린 부부

2020년 8월 19일   박지석 에디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부부가 있다.

지난 4월 BBC 뉴스 코리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속 온라인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들은 지난 4월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장내 박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신 온라인 채팅창에 사람들의 축하가 쏟아졌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통해 신랑 신부의 부모님과 친지들, 친구들에게 실시간 중계가 되었다.

신랑 신부는 결혼식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스크린을 통해 하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이 부부는 온라인 결혼식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대구에 살고 계신 친지분들이 있어요. 결혼식은 다가오는데 코로나로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 주변에서 우려도 컸고요. 그래서 2월 중순 정도에 원래 식을 취소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서로 단절된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사람들을 연결해본다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예정된 날짜인 4월 4일에 결혼식을 하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스마트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의 참여가 어려우지 않을까 우려했고 주변의 시선도 걱정했지만, 사람들은 전례가 없었던 온라인 결혼식에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하객들은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응원하고 축하한다’ 등의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신부 최 씨는 친정어머니가 자택에서 편지를 읽어주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엄마 얼굴이 전광판에 엄청 크게 나왔거든요. 그러다 보니 표정이 더 잘 보이고 목소리도 더 크게 나왔어요. 엄마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처럼 작은 변화가 오히려 더 잘 보이다 보니 울컥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날 이 부부의 결혼식은 줌을 포함해 유튜브와 아프리카TV로도 실시간 중계가 되어 약 1500여 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 속에서 특별한 축하를 받은 만큼 일반 결혼식보다 감동이 컸다고 전했지만, 신랑 하 씨는 “코로나가 없었다면 결혼식 후 맛있는 걸 먹으러 가거나 비행기를 타고 신혼여행을 가거나 아니면 집들이도 열 텐데, 저희는 그냥 조용히 바로 집에 와서 좀 허전했다”라며 아쉬웠던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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