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혼자 보내겠소”…부인 사망 후 자살한 할아버지

2015년 9월 8일   정 용재 에디터

SSI_20150827165015_V출처 : 첸장완바오

중국 첸장완바오 등 현지 언론은

90세를 바라보는 노인이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뒤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

소식에 따르면 최근 한 노인이 쓴 짧은

쪽지 한 장이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고 한다. 이 쪽지에는

“내가 어찌 당신을 외롭게 보낼 수

있겠느냐”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

사진을 올린 사람은 글을 쓴 노인의

손자였다. 이 손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

22일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난 뒤

장례식이 다 끝나기도 전 할아버지는

쪽지 한 장만을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SSI_20150827165140_V출처 : 첸장완바오

본래 할머니는 20대 초반에 동갑내기인

할아버지와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할머니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다. 헤어질 수

없었던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저장성(省)에 가정을 꾸리고 아들을

낳았다.

 .

21년 전, 할머니에게 중풍이 찾아왔고

거동이 불편해졌을 때에도 할아버지는

전심전력을 다해 할머니를 보살폈다.

한시도 할머니 옆을 떠나지 않고

십 수년을 보냈지만, 할머니는 87세의

고령이 되어 결국 병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

할아버지는 8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다행히도 건강했다. 하지만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할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할머니가 외로워

할 것을 가장 염려했다.

.

가족들이 할머니 장례식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할아버지는 차가 고장 났다는

핑계로 홀로 집을 지키다 다량의

수면제를 삼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가족 중 누군가가

할아버지의 책장에서 유서를 발견했다.

 .

이 유서에는 “부부는 살아서 함께

생활하고, 죽어서 함께 묻힌다”,

“내가 당신을 어찌 외롭게 보낼 수

있겠느냐”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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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는 “원래 할머니 장례용 묘지만

준비해 둔 상황이었는데 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좁지만 두 분을 한 곳에

모시게 됐다”면서 “두 분 모두 좋은

곳으로 가셨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