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안타까운 상봉…모친 치매에 아들은 시각장애

2015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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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누구에요? 아빠에요?”

치매 증세가 심해진 90대 어머니는 19년 만에 만난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아빠냐’고 물었다.

어머니와 헤어진 뒤 도진 시각장애로 시력을 잃은 70대 아들도 그리던 모친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뺨과 손으로만 어루만졌다.

가벼운 치매를 앓던 A(92·여)씨는 1996년 5월 29일 당시 잠시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었다. 잠깐 동안의 외출은 19년이 넘는 세월로 변했다.

단둘이 살던 인천 연수구의 집에는 아들 B(70)씨만이 홀로 남았다.

B씨는 곧바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이후 어머니를 찾을 길이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거라는 생각에 19년 동안 제사까지 지냈다.

희망을 잃고 지내던 B씨는 지난 8월 말 경찰서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인천 부평경찰서 실종 담당 박한철 경사와 이민우 경사가 무연고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관내 보호시설 3∼4곳을 돌며 지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A씨를 알게 된 것이다.

경찰은 “시간이 너무 오래 흘러 신고 내역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채취한 A씨의 지문을 확인하고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받은 끝에 아들인 B씨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B씨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면서 이들 모자는 다시 1주일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마침내 지난 7일 어머니를 만난 B씨는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돌아가신 줄만 알았던 어머니를 뒤늦게라도 만나 정말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꼭 부여잡은 어머니의 손을 놓지 않은 채였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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