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사진으로 볼 수 있고, 우리 마음 속에도 있어”

2015년 9월 10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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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떠나보낸 슬픔'(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조하던 중 트럭에 치여 숨진 특전부대 부사관 정연승 상사 영결식에서 고인의 동료들이 슬퍼하고 있다. 2015.9.10 xanadu@yna.co.kr

‘안타까운 희생’ 특전용사 고 정연승 상사, 국군수도병원서 영결식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엄마 울지마~. 착한 일하고 돌아가셨잖아. 아빠는 사진으로 볼수 있고 우리 마음 속에도 있어…”

10일 오전 9시 성남 국군수도병원 영결식장은 오열과 흐느낌으로 가득 차 ‘눈물바다’로 변했다.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조하던 중 신호를 위반한 트럭에 치여 숨진 특전용사 정연승(35) 상사의 영결식이 이날 엄수됐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9공수여단장(葬)으로 열린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장병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약력보고, 추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영현 운구 순으로 30여분간 진행됐다.

고인의 친구인 최진석 상사가 추도사에서 “정연승 상사님, 첫 만남에서 제 이름을 부르며 ‘잘 왔다. 가족처럼 잘 지내보자’고 하신 게 어제 일처럼 생각난다”고 고인을 추억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부대와 장병을 먼저 생각하는 특전용사요, 참 군인이셨다. 항상 당신 곁에는 우리가 있겠다”며 추도사를 마치고 영정에 거수경례를 올리자 흐느낌 소리는 더 커졌다.

유가족들은 영결식 내내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듯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쏟았다.

서로 안고 눈물을 훔치거나 눈물을 참으려고 위를 쳐다보기도 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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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에게 경례하는 김용철 제9공수특전여단장(성남=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조하던 중 트럭에 치여 숨진 특전부대 부사관 정연승 상사 영결식에서 김용철 제9공수특전여단장이 분향 후 경례를 하고 있다. 2015.9.10 xanadu@yna.co.kr

정 상사의 9살, 6살된 어린 두 딸은 엄마를 위로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작은 딸(6)은 아빠의 영정 앞으로 다가가 “아빠, 좋은데로 가세요”라고 말하고 엄마 품으로 뛰어와 안기고서 흐느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작은 딸은 이어 “착한 일하고 돌아가셨잖아, 아빠는 사진으로 볼 수 있고 우리 마음 속에도 있어. 아빤 돌아가신게 아니야”라며 엄마를 위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패와 영정을 앞세운 고인의 영현이 운구차로 향하자 어린 두 딸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아빠, 가지마. 우리 두고 어디가”라며 오열했다.

고인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자리가 마련되기 전까지 벽제 임시봉안소에 안치된다.

정 상사는 2000년부터 부대 인근 장애인 시설과 경기 시흥의 양로원을 찾아 목욕과 청소, 빨래 봉사 활동을 해온 마음 따뜻한 군인이었다.

결식아동과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도 적극 나서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어려운 이 학생들을 위해 매월 10만원 씩 후원하기도 해 책임감 강하고 존경받는 부사관이었다.

지난 8일 오전 6시 40분께 부천시 송내역 부근 도로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피해자 구조에 나섰던 정 상사는 신호를 위반한 트럭에 치여 숨졌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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