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직전 의료진 좌절하게 만든 최악의 코로나 뉴스가 터졌습니다”

2021년 10월 28일   김주영 에디터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박규리 기자 = 다음 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불과 나흘 앞두고 28일 신규 확진자 수가 2천명을 넘어서면서 당국이 증가세 전환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더욱이 바이러스 전파가 쉬운 겨울철로 접어드는 데다 단계적 일상회복 전 마지막 주말이자 핼러윈데이(31일)를 맞아 외국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한 각종 행사와 사적 모임을 통해 확산세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는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확진자 수치가 방역 완화와 계절적 요인에 따라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만큼, 접종률을 꾸준히 높이면서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는 전날 오후 3차 회의를 통해 그간의 쟁점을 정리했으며, 정부는 위원회의 제안을 토대로 29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최종 이행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초안에 따르면 사적모임 인원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에서 동일하게 10명까지 허용되며, 일부 다중이용시설은 백신 접종완료자나 PCR(유전자증폭) 진단검사 음성확인자만 드나들 수 있도록 ‘백신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다.

◇ 이틀 연속 2천명 안팎…방역 긴장 완화·이동량 증가·계절 요인 등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천111명으로 지난 8일(2천140명) 이후 20일 만에 다시 2천명대를 기록했다.

전날(1천952명)에 이어 이틀 연속 2천명 안팎을 나타낸 것으로, 1주일 전인 21일의 1천441명과 비교하면 670명이나 많다.

최근 1주일간 하루 확진자가 1천100명대에서 1천500명대를 오르내렸는데 주 초반에는 검사 건수가 줄면서 확진자도 따라 감소하는 주말·휴일 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증가 폭이 크다.

정부는 안정적인 감소세를 보였던 환자 추이가 확산세로 전환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방역 긴장감이 낮아지는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난주부터 환자 수가 약간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반장은 “물론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면서 급격한 확산세는 막고 있지만, 저변에는 여전히 방역 긴장 완화에 이동량 증가,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한 확산세와 건강 취약계층의 돌파감염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12월께는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최근 확진자 증가세는 거리두기 일부 완화와 사람 간 접촉 전파가 증가하는 점들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로 백신의 전파 차단 효과가 다소 감소한 영향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60% 정도는 감염 예방이 가능하고, 위중증·사망으로 악화하는 비율도 90% 이상 예방하는 효과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9월 말과 10월 초까지만 해도 높았던 20∼30대 확진자 발생률이 접종률 상승에 따라 3분의 1, 2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반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중·고등학생과 접종률이 떨어지는 외국인 집단, 일찍 접종을 마쳐 면역도가 조금 떨어진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 “백신 확진자 억제 효과 여전”…’부스터샷’ 접종 대상 확대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앞서 방역체계 전환을 시도한 해외 사례를 보면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이 나타나 그전까지 확산세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추진해 온 싱가포르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역대 최다인 5천324명의 확진자가 나와 비상이 걸렸다. 직전 최다치인 전날의 3천277명보다 무려 2천명이 급증한 것이다.

싱가포르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84%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여전히 백신 접종이 확진자 감소에 뚜렷한 효과를 미치고 있어 미접종자의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고위험군의 돌파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추가 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반장은 “백신 접종이 이뤄진 고등학교 3학년생과 그렇지 않은 18세 이하의 확진율이나 초기 접종이 시작된 고위험군의 확진율에서 보듯, 접종 효과를 통해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델타 변이가 발생하기 전에는 (접종 완료율) 70% 수준에서 미접종자에 대한 간접적 보호 효과가 나타나는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변이 발생 이후부터는 사실상 (접종 완료율을) 90%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며 “현실적으로 90% 달성이 어렵더라도 접종 가능한 대상자는 최대한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도 “예방접종의 효과는 접종자의 감염을 막는 직접 예방효과와 미접종자에 대한 추가 전파를 막는 간접 예방효과로 구분된다”며 “현재 나타나는 확진자 수는 접종 완료자들의 감염이 줄면서 미접종자로의 추가 전파가 억제되는 효과까지 포함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날 ’11∼12월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내달부터 50대 성인과 기저질환자, 얀센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돌파감염을 비롯한 겨울철 확산세를 서둘러 차단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60대 이상 어르신의 경우, 접종률이 90% 이상이지만 상반기 접종 이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서 면역이 감소해 돌파감염의 형태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연령층보다 추가 접종에 대한 필요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