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65) 앵커가 18일, 친정 MBC ‘시선집중’을 통해 고별방송을 했다.
2000년 10월 23일부터 2013년 5월10일까지 MBC 시선집중, 이후 JTBC뉴스룸을 진행했던 손 앵커는 이날 8년 6개월여만에 MBC 시선집중에 출연 “21일, 일요일 미국(순회 특파원)으로 떠난다”며 출국전 마지막 인사를 친정에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손 앵커는 13년간 ‘시선집중’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인터뷰 장면이 어떤 것이었는지”라는 물음에 “너무 많아 (어느 하나를 꼽기가 그렇다)”면서 “때론 치열하게 본의 아니게 날이 선 인터뷰가 나가기도 하고 다음 날 또 화제가 되곤 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1950~60년대 프랑스 톱스타) 브리지트 바르도와 인터뷰하다가 전화가 끊긴 경우가 있었다”고 하자 손 앵커는 “그분이 조금 화가 나셨다”며 기억에 남은 인터뷰 중 하나라고 했다.
당시 손 앵커가 날선 질문을 하자 화가 난 바르도는 방송 도중 전화를 끊어 버려 관계자들을 당황시켰다.
손 앵커는 2001년 11월 29일 동물애호가로 유명한 바르도와 ‘한국의 개고기 식용’문제를 놓고 인터뷰 했다.
바르도는 “개는 동반자요 인간의 그림자이기에 개를 먹는 것은 식인(食人)문화다”며 한국의 개고기 식용문화를 맹 비난했다.
문제는 2001년 12월 3일 두번째 인터뷰에서 일어났다.
손 앵커가 “제가 아는 몇 몇 프랑스인, 미국인, 독일인이 한국에 와서 개고기를 먹기 시작했고 지금도 먹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과 미국) 사람들도 개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는가”고 공격적으로 묻자 바르도는 “(그 사람들이) 개고기인 줄 알았다면 결코 먹지 않았을 것이다. 더 이상 인터뷰 하고 싶지 않다”며 전화기를 던져 버렸다.
이와 더불어 손 앵커는 2001년 9·11테러 당일 “비행기가 충돌한 층으로부터 한 5, 6층 밑에 있었던 분하고(인터뷰 하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는데 동의했다.
손 앵커는 “9·11테러 1년 지났을 때 다시 한 번 연결했던 기억도 난다”며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한국 사회를 뒤흔든 굵직한 사건들을 보도하면서 남긴 기록과 저널리즘에 관한 생각을 다룬 에세이 ‘장면들’을 출간한 손 앵커는 책속에서 ‘아젠다 키핑'(Agenda Keeping)을 강조한 까닭에 대해 “의제 지키기로 번역하면 될 것 같다”며 “그동안 아젠다 세팅을 길게 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꼭 필요한 의제라면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손 앵커는 21일 미국으로 떠나 코로나19 이후의 국제사회 변화 등을 현장취재, 전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