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의 남자들이 저를..” 현재 일본 뒤집은 여자 정치인 스캔들

2022년 3월 23일   박지석 에디터

격식을 차려야 할 일본 의회에서 소란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어찌된 일일까?

도쿄 도의회 정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보는 이들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 여성 의원의 질의 도중 남성 의원들이 고함을 지른 것이다.

피해자 의원의 이름은 시오무라 아야카로, 일본에서 모델이자 연기자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모델과 도쿄의 여자단기대학 수업을 병행하던 그는,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영국으로 어학유학을 떠났다.

그는 니혼TV의 방송작가를 거쳐 젊은 정치인을 육성하는 유신정치숙에 들어가 정계에 입문했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한 인물이라, 일본인들의 기대도 컸다.

정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입지를 다지고 있었으나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성별이었다.

일본은 엄청 가부장 사회로, 여성의 정계 활동이 어렵다.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도쿄 도의회 사건이다.

이 사건은 도쿄 도의회에서 출산지원정책에 대한 질의 시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도의원이던 시오무라 아야카는 여성을 대표하여 임신, 출산 지원 정책에 대해 질의했다.

그런데 그가 말을 꺼낼 때마다 남성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남성 의원들은 “본인이나 빨리 결혼하는 게 좋지 않아”라고 말하거나 “당신은 애 안 낳을 거냐” 등의 막말을 해댔다.

또한 “모델이나 하던 사람이 뭘 알겠냐”라고 한 의원도 있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시오무라 아야카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계속된 고함에 결국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그는 “나도 결혼이나 임신으로 고민하는 세대의 당사자다. 그런 식의 얘기를 들으니 슬프다”고 이야기했지만 남성 의원들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남성 의원들은 시오무라 아야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기 바빴다.

이에 고함을 지른 의원들을 색출해 내 벌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도의회 측은 발언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사건을 유야무야 마무리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여성 정치인들이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

지원 유세 중 유권자들이 몰래 여성 후보의 몸을 만지는 사람도 있으며, “키스하면 찍어 주겠다”며 표를 무기로 부당한 요구를 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또한 일부 남성 정치인들은 SNS를 통해 “당신의 사진을 매일 보고 있다” “사진에서 신은 스타킹을 나에게 팔아라”라는 메세지 또한 보낸다고 한다.

결국 일본은 여성 국회의원 비중이 10%에 미치지도 못하는 9.9%로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 여성 정치인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는 것이 해외에 알려지자 영국의 공영방송 BBC 또한 이것에 대해 주목했다.

그들은 일본의 여성 인권이 바닥을 치고 있는 점을 주목하여 강도 높은 보도를 냈다.

BBC는 “일본은 고위직 여성의 수를 대폭 늘리겠다고 계획했지만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는 일본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로, 일본인들이 여성 인권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해외 매체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여성 인권은 높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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