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잘못된 건축물에 오히려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이유

2022년 4월 7일   박지석 에디터

한국이 설계부터 잘못된 건축물을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랜드마크가 있다.

한국이 아니었다면 건설 자체가 불가능했던 미스테리한 랜드마크의 정체는 바로 싱가포르에 위치한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다.

57층짜리 3개통이 나란히 서있는 이 건물은 대한민국 해외건설 4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건축 프로젝트이자 한국 업체인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수주액만 해도 무려 9천억이 넘는 이 계획은 단순히 특이한 랜드마크 건설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두바이처럼 복합 리조트 단지를 구성하여 국제적 여행지로 탈바꿈하기 위한 무수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었다. 그러려면 상징성이 필요했고 마리나베이 호텔이 바로 그 부분을 담당한 것이다.

건설 초기부터 전세계가 주목했던 이유는 규모 자체도 거대했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시공법 때문이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는 피사의 사탑 기울기 5.5도 보다 약 10배 가량 더 기울어지게 설계됐는데 이는 싱가포르의 관문을 상징하는 사람인(人)의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피사의 사탑은 700년 간 쓰러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건설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 백 년에 걸친 크고 작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현재는 5.5도에서 기울어짐이 멈춰진 상태지만 독특한 건축법이라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천재적인 발상을 해내며 지지대 없이 그 어려운 공사를 해낸다.

불가능을 가능케한 핵심 비결은 교량을 건설할 때 이용하는 포스트 텐션이라는 기술 덕분이었다.

현수교를 보면 가느다란 수많은 철근이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데 이것을 활용한 것이다.

일반 철근 5배의 강도를 가진 7개의 철사를 꼬아 만든 강연선을 골조 벽체 안에 설치 건물을 잡아당겨 고정하는 방식으로 건물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하고 건물이 변형되는 것을 막기 위해 23층 부에 이용한 거대한 강철 구조물 역시 신의 한 수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전세계 사람들이 마리나베이 호텔을 8대 불가사의라 지칭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저 높은 건물 위에 도대체 어떻게 배를 올렸는가’이다.

쌍용건설에 따르면 길이 343m, 최대 높이 16.4m, 전체 무게 6만톤에 이르는 스카이파크를 반 조립 형태로 올렸고 타워 위에서 마무리 조립을 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온라인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채널 ‘클립튜브’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