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민가수가 영국 여왕 추모하자 중국 누리꾼이 비난한 이유

2022년 9월 16일   박지석 에디터

홍콩 유명 월극가수 엘리자베스 2세 추모

홍콩 유명 월극(粤剧 : cantonese opera) 가수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추모하는 사진과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에 사과했다고 AFP 통신이 16일 전했다.

홍콩 월극계를 대표하는 가수 러카르잉(76) 씨는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에 마련된 엘리자베스 2세 조문록에 서명하기 위해 영사관 앞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여왕의 통치 기간 홍콩은 축복받은 땅이었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평소 여왕을 흠모했다는 러카르잉은 이번 장례식을 통해 자신의 소견 및 다양한 생각을 밝힌 것이다.

중국 시민 “매국노냐?” 거세게 비판 중

인스타그램은 중국에서 금지됐지만 그가 올린 내용은 중국 인터넷에 퍼져나가면서 현지 국수주의자들 사이에서 비판과 분노를 일으켰다. 당시 영국이 홍콩을 지배했던 시기를 긍정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홍콩은 1841년부터 1997년까지 156년동안 존속했던 영국의 식민지이다. 1997년 7월 1일에 영국이 중국에 반환하면서 해체되었다. 당시 영국의 통치 기간을 문화계가 꽃 피며 당시를 홍콩의 문화전성기라 보는 이들도 있다.

결국 러씨는 15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자신이 경솔했다고 사과하며 해당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삭제했다.

결국에는 빠른 사과

그는 “내 원래 의도는 돌아가신 여왕에게 조의를 표하는 것이었다”며 “내가 말한 것을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 출신과 조상을 잊을 수 없다. 내가 지금껏 중국 여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나는 중국인이고 조국을 영원히 사랑한다.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애도의 말을 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향년 96세의 나이로 2022년 9월 8일에 사망했다. 그의 장례식에는 영연방 국가 총리들 외에도 최소 10여명의 국가 원수급 지도자 등 500여명의 해외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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