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슬림 200여명도 사우디로 가…한국인은 5명”

2015년 9월 25일   정 용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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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의 장난인가…

(메카 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 미나에서

‘자마라트’ 의식에 참여하던 중 압사 사고로 숨진

무슬림 순례자들의 시신.

자마라트는 성지순례(하지)의 마지막 행사로

악마를 상징하는 돌기둥에 돌을 던지고 의식.

순례객들이 이날 이른 아침부터

미나의 204번 도로와 연결된 ‘자마라트’ 다리 입구

주변에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

적어도 717명이 숨지고 863명이 부상했다.

 

‘사우디 참사’에 한국 거주 무슬림 “걱정하며 기도”

이슬람성원 “한국서 간 사람 중

피해자 없는 것으로 현재 파악”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에서 7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대형참사 소식에 한국에 있는

이슬람 커뮤니티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이슬람권에서 가장 성스러운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정기 성지순례(하지)를 맞아

사우디를 찾은 가족과 친구들의 안부를 걱정하며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슬람성원을 찾은

인도네시아 출신 아리빈(32)씨는

“어젯밤 메카 인근 미나 성지 주변에서

700명이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이번에 200여명의 무슬림이

사우디로 떠났다”고 전한 그는

“성지순례를 간 친구들이 카카오톡으로

‘나는 괜찮지만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쳤다.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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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성지순례중 최대형 압사 사고

(메카 AP/사우디통신=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 미나에서

수 십만명의 무슬림 순례자들이 성지순례(하지)의

마지막 의식인 ‘자마라트’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며

“어제부터 열심히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2013년 사우디 성지순례에

참가한 적이 있는 한국인 무슬림 박모(49)씨는

“이번에 대부분 한국 거주 외국 무슬림이 갔으며,

그 중 한국인은 5명”이라고 전했다.

미얀마에서 온 민진(28)씨도 “어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말 안타깝다”며

“사우디로 간 내 친구들은 괜찮다고 전화를 걸어와

다행이지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슬람성원을 찾은 다른 무슬림 A씨는

“하지 기간엔 전 세계에서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때로 어제 같은 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두려워 순례를 포기하는

무슬림은 없을 것”이라고

이슬람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전했다.

성지순례는 무슬림이 지켜야 하는 5가지 의무 중

하나로 무슬림이라면 평생 한 번은

이를 수행해야 한다.

올해 성지순례엔 세계 각지에서

무슬림 200만명 정도가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찾은 것으로 사우디 당국은 추산했다.

A씨는 “성지순례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해

현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몇 년 전

순례를 갔을 때도 마음이 급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빨리 가려 서두르다

사람들이 넘어져 다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슬람성원 관계자는 “올해 하지에 한국에서

사우디로 떠난 분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지인들을 통해 전해진 바로는 한국에서 간 분 중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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