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짜리 거장 작품 미끄럼틀타며 박살낸 초등학생 사건 근황 (+작가 반응)

2022년 10월 14일   김 미래 에디터

2명의 초등학생이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1억원 가치 작품 훼손

박대성 화백의 작품을 훼손하는 초등학생 모습

지난 3월 17일 경북 경주 엑스포 대공원 내, 솔거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던 박대성 화백의 작품을 초등학생이 훼손하면서 큰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이 일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초등학생이 2명이 작품을 훼손했다는 점이 아닌, 보험 평가액만 약 1억 원 가치를 지닌 자신의 작품이 훼손됐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보상금을 청구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초등학생을 “봉황”이라 칭했기 때문이다.

앞서 2명의 초등학생이 훼손한 작품은 통일신라시대 최고 명필로 꼽혔던 김생의 글씨를 백 화백이 모필 한 것으로, 가로 39cm, 세로 19.8m에 이르는 대작이다.

그 큰 크기에 전시관에서도 이 작품을 액자에 넣어 평범하게 전시하기는 어려워, 관람객과의 거리를 좁히면서도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안전 선을 제거한 상태였다. 하지만 작품 옆에는 관람객에게 주의를 주는 안내문이 여러 군데 설치되었었다.

박대성 화백의 훼손 된 작품 부분

초등학생은 작품 위에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듯 작품을 훼손했다.

초등학생의 아버지는 그런 아이를 말리기는커녕, 그런 아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 탓에 작품 내 글자의 일부분이 훼손되었다. 미술관 측은 CCTV 속 부자를 찾아내 항의를 하였고, 아버지는 작품을 만지면 안 되는 줄 몰랐다며 사과하였다.

화백, 자신의 작품을 훼손한 초등학생 “봉황”

그림을 그리는 박대성 화백

정작 이 소식을 들은 박 화백은, 어린이가 그랬다는 사실을 들으며,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고 했다. 더불어, 고놈이 내겐 봉황이라고 하며, “봉황이 지나간 자리에 그 정도 발자국은 남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그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봤겠느냐는 말도 덧붙이며 “내가 보상을 요구하면, 그 아이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원망하겠나. 아이도 위축될 테고. 아이가 미술관에서 가져가는 기억이 그래서는 안 된다. 인간이 서로 원수지고 살 필요가 없다. 왜 이렇게 다들 ‘네 편 내 편’ 하며 비싼 에너지를 값싸게 소진하나. 물론 관람 문화가 좀 더 개선될 필요는 있다. 이번에 여러 기사가 나가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 본다.”며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한편, 해당 사건을 접하게 된 누리꾼들은 ‘아이가 작품을 훼손하는 동안 방치해둔 부모에게 잘못이 있다’며 분노를 표하거나 ‘한국화의 거장답게 옛 어르신 같은 느낌의 자비로움과 지혜가 보인다’등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김소희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 : 포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