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골수이식까지 해준 딸” 이태원 참사 사망자 아버지가 한 말에 모두가 오열했다

2022년 10월 31일   김주영 에디터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한 천사같은 딸..모두를 울린 아버지 사연

이태원 압사 사고 참사 사망자 유족들
이태원 참사 유가족

10월 29일 벌어진 이태원 압사 참사로 천사같은 딸을 잃은 한 아버지의 사연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짓고 있다. 이 딸은 아버지를 위해 골수이식까지 해줬던 착한 딸이었다.

할로윈 기간을 맞이해 지난 주말 이태원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29일 하루만 이태원에 모인 인파만 10만 명이 넘어갔다. 문제는 이태원 좁은 골목에 사람이 몰리고 밀치는 과정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고, 참사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사망자 154명, 부상자 150여명이 나온 상황.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전국민이 슬픔에 잠겼고, 국가 차원에서도 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해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이 느끼는 슬픔은 그보다 상상 이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이태원 참사로 자신의 목숨보다 사랑했던 딸을 떠나보낸 아버지 A 씨의 마음도 그러하다. A 씨의 딸은 30일 오전 서울 강북삼성병원으로 호송되었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태원 참사 후 사망자 장례식장 유가족들
이태원 참사 유족들

백혈병 걸린 아버지 위해 골수이식까지 해준 딸..’다음생에 만나자’

A 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었다. 거기를 왜 갔을까. 아빠한테는 항상 안전하라고 하던 딸이었는데”라고 눈물을 훔쳤다. 딸의 사망진단서를 받아든 A 씨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오열했다.

그러면서 딸이 자신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A 씨의 딸은 누구보다 아빠를 사랑한 효녀였다. 특히 A 씨가 백혈병에 걸렸던 3년 전에는 직접 골수 이식을 해주기도.

A씨는 사고 당일 친구를 만나려고 경기 부천에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으로 왔다. 딸이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시간은 오후 6시 32분. “친구랑 친구 남친(남자친구) 소개받는데 같이 놀다가 친구네서 잘 것 같아요. 오늘 집 올 때 조심해서 오십쇼.”

A 씨는 “딸이 헤어디자이너를 하다가 잠시 쉬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며 “가끔 친구네서 자고 오곤 해서, 그날도 평소처럼 그런 줄 알았다. 아침에 뉴스를 보고도 설마 우리 딸이 이태원에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 씨는 휴대폰에 딸을 ‘보배’라고 저장해뒀다.

그는 “항상 살갑고, 속이 깊었어요. 제가 혼자 키웠는데, 항상 아빠한테 고민 상담을 하곤 했어요. 빈말이라도 ‘역시 아빠 말 듣길 잘했다’라고 말하고요.”라고 밝혔다. 그와 딸의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사랑한다’ ‘하트’ ‘진지 꼭 챙겨 드세요’라는 말이 가득했다.

A 씨는 최근 생일 날 딸이 보낸 장문의 편지를 보여주며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면서 먼저 세상을 떠난 딸에게 말했다. “아빠가 미안해, 너무 미안해. 다음 생에도 아빠 딸 해줘.”

이태원 참사 사망 딸 카톡
이태원 참사 사망 딸 카톡

이태원 참사 유족들 위해 정부 세금 감면 및 장례비 지원 결정

정부가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해 사망한 국민들에게 장례비를 최대 1500만원까지 지급하고, 유가족의 세금 감면 및 유예를 해주기로 결정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이태원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사상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주영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