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 지하철 넘어 도로 횡단보도까지 진행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2022년 12월 8일   박대성 에디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출근길 도로까지 막은 전장연 시위 현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시위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전장연 시위 영상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찍은 영상이 올라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도로까지 막은 전장연 시위”라는 제목으로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는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 한 도로 위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시위를 벌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도로 한복판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들은 그대로 발길이 묶었고 출근길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사태는 커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도로 위 시위 현장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전장연 시위 영상 캡처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도로점거 불법시위 아니냐. 장애가 면죄부네”,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만약에 저기서 추돌사고 나서 다치면 어떻게 됨?”, “구속해도 교도소에 장애인시설 없다고 시위하겠네”, “휠체어 바퀴 압수하고 싶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2007년에 설립된 장애인 인권 단체로, 약칭은 전장연이라고 주로 불린다. 창립 이후에는 주로 장애인 이동에 불편함이 있는 교통수단에 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를 ‘이동권 투쟁’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동권 투쟁은 휠체어와 사다리로 도로를 막는 바리케이드를 치거나 버스, 전철을 기습적으로 막아버려 운행을 방해하는 식의 투쟁을 전개중이다.

현재는 소수자 정치이념을 바탕으로 집회와 연대, 정치적 시국 선언, 차별철폐투쟁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지만, 그 방법론이 과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연히 시작한 출근길 시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반대 목소리 알지만..”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장애인 권리 예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및 버스 등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선전전을 1년째 진행하면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권리 예산이 통과되면 지하철 탑승 시위도 없다”며 “우리도 시민들에게 더 이상 죄송한 이 투쟁을 멈추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보수 정권을 향한 정치적인 시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하철 시위는 정권이 바뀌기 전인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했다”며 “우리는 우리가 외치는 장애인 권리가 달성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출근길 시위
전장연을 응원하는 한 시민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는 우연히 시작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날을 맞아 공덕역 부근에 위치한 기획재정부 장관 집을 찾아 아침 일찍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는데 경찰이 휠체어를 끌어내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박 대표는 “관계자들은 출근길이라 민감하다고 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교통공사, 경찰이 나서면서 정부 관계자, 기획재정부 과장도 만날 수 있었다”며 “지하철 시위 방식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알지만 욕을 먹으면서도 정부에서 우리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하니 시위를 계속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보정과 장애인 권리 4대 법률(장애인 권리보장법,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 장애인 평생교육법, 특수교육법) 제, 개정을 요구하며 ‘출근길 선전전’을 개최하고 있다.

“우리도 시민들에게 죄송한 마음.. 이 투쟁 멈추고 싶다… 예산 통과 절실”

박경석 대표 장애인 권리 예산과 이동권 문제
지하철 시위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 대표는 2001년 경기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이용하던 도중 떨어져 사망한 이후 21년이 지난 지금 변한건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01년에는 경기 오이도역과 2002년 서울 발산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이용하던 도중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사과를 받기 위해 지하철 선로까지 내려가 봤다. 버스 위에 올라타고 8차선이 넘는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서보기도 했다”며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권리 예산과 이동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당일 약속은 꿈도 못꾼다. 시에서 운영하는 교통수단은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며 “장애인들은 기본적인 이동도 할 수 없어서 교육도 못 받고 일할 기회도 못 갖고 한 공간에만 멈춰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 지하철 출근길 시위 현장
지하철 시위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탈시설은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에 명시돼있다. 장애인이 시설 중심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정한 용어”라며 “국가가 책임지고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권리가 촘촘하게 보장돼야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같은 평범한 삶을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걸 보장해줄 수 있는 게 장애인 권리 예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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