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주 52시간제 폐지 후 주 69시간제 ‘근로시간 연장’하는 이유

2022년 12월 12일   김필환 에디터
주 69시간 근무 하자고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

주 69시간 근무제도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모습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모습

앞으로 ‘일주일에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된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을 위해 꾸린 전문가 논의기구인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현행 ‘주’ 단위로 관리하고 있는 연장근로시간을 앞으론 기업 자율에 따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관리할 수 있도록 변경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임금체계도 기존 연공급제(호봉제) 대신 직무·성과급제로의 전환을 위해 정부가 컨설팅을 확대하고 직무 평가도구를 지속 개발·보급하는 등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정한 노동시장, 자유롭고 건강한 노동을 위하여’란 제목의 권고문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 추진 중인 주 69시간 노동개혁

지하철역으로 출퇴근 중인 시민들
지하철역으로 출퇴근 중인 시민들

연구회는 먼저 근로시간과 관련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현행 ‘1주’ 외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노사의 선택 재량을 넓힐 것”이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관리단위기 길어짐에 따라 초래될 수 있는 장시간 연속근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장근로시간의 총량을 비례적으로 감축할 것”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는 연장근로시간을 분기 단위로 관리할 시 월 단위 대비 90%, 반기 단위는 월 단위 대비 80%, 연 단위는 월 단위 대비 70% 수준으로 감축토록 하는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연구회는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월 단위 이상으로 할 경우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을 부여하는 등 근로자 건강권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웃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웃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노동시간 69시간… 윤석열 정부 연구회 권고문 발표

또 “관리단위를 월 단위 이상으로 할 경우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도입하고, 연장근로는 현행과 같이 개별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정부 발표안과 큰 차이가 없다. 노동계는 근로자 ‘동의’가 담보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연구회는 “법제의 개선을 모색할 것”이라고만 덧붙였다.

연구회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방안도 내놨다. 연장근로 등을 휴가로 저축하는 경우 법정 가산수당 기준보다 높은 할증을 적용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체계에 대해선 “고령자 계속 고용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임금체계 개편 관련 법제도 정비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라며 ‘상생임금위원회’ 설치를 정부에 권고했다. 이와 함께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조선업 상생협의체와 같은 새로운 사회적 대화 모델을 확산시켜 임금체계 개편 전략을 모색하라”고 했다. ‘정년 연장’을 위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근로시간 연장… 주 69시간 일하자고 하는 윤석열 정부

지하철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지하철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하지만 연구회 권고가 “각본대로 결론을 낸 것”이란 비판도 거세다. 이반 권고안의 핵심인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월 또는 연 단위로 변경하는 건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한 내용이기도 했다.

임금체계에 대해서도 한국노총은 앞서 “대기업 남성 정규직 임금을 줄이면 비정규직과 여성의 임금이 올라가고 중고령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해소되느냐”며 “남성·여성·정규직·비정규직을 불문하고 임금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중소기업이 청년을 채용할 경우, 국가에서 기업과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던 ‘청년내일채움공제’ 정책을 내년부터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상 인원은 올해의 1/5 수준으로 줄이고, 기업에 대한 지원도 끊을 예정. 이 때문에 해당 제도가 사실상 폐지 수순으로 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필환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