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45번째” 커뮤니티에서 난리난 택배기사와 집주인 맞대결 사태 (+경고문)

2022년 12월 30일   박대성 에디터

“집 앞까지 배송을 안 해줘?” 불만 품은 소비자 반품 45차례에 경고문까지 부착

택배기사 집주인 반품신청 경고문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택배 기사가 배송 요청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불만을 품은 소비자가 물건을 45번째 반품하고 경고문까지 부착한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지난 2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맨VS집주인의 맞대결”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한 가정집 대문에 붙은 안내문이 담겼다.

택배기사 집주인 반품신청 경고문 대문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가정집 3층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 A씨는 쿠팡 배달 기사를 향해 “여기(대문 앞)에 택배 놔두고 가면 무조건 반품시킨다. 37번째 반품 진행 중”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배달 기사가 재차 대문 앞과 그 주변에 물건을 배달하자 A씨는 “여기도 아니다. 물건 3층까지 올려놓고 가라. 39번째 반품 중”이라고 적은 메모를 벽돌로 바닥에 고정해뒀다.

택배기사 집주인 반품 배송요청사항
온라인 커뮤니티
택배기사 집주인 반품 쿠팡 배송 방법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이후에도 같은 배송이 반복됐다. 참다못한 A씨는 “여기 택배 놔두지 마세요. 45번째 반품 중”이라며 “배송 요청 사항 필독 후 3층에 올려놓고 가라”고 했다. 이어 “설마 글 못 읽으시는 분은 없겠죠? 특히 무거운 택배, 제발 올려놓으세요!”라고 재차 강조했다.

동시에 벽 한쪽에는 ‘로켓 배송 방법’이라고 적은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다.

그는 “배송 요청 사항을 읽어본 다음, 조금 무겁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3층에 택배를 올려놔라”라면서 “이후 배송 완료 인증 사진을 찍고 문자를 보내라. 마지막으로 공동 현관문은 닫고 가라”고 설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 나눠

택배배달기사 집주인 누리꾼 의견 엇갈려
뉴스1

한편 이를 본 누리꾼들은 배달 기사와 집주인 간 다툼에서 누가 승자일지 궁금하다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A씨의 마음에 공감한다는 누리꾼들은 “저게 왜 진상이냐. 대문이 잠긴 게 아니라면 문 앞에 배송해야 하는 게 맞다”, “3층까지 올려놓으란 말을 45번이나 무시한 거 아니냐”, “요청사항 계속 무시하고 현관 앞에다 던지고 가면 누구라도 화날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누리꾼은 “다세대 주택이고 출입 가능한 공동현관문인거 같다. 그럼 집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게 맞는 거 아니냐”면서 “아파트로 치면 1층에 물건 놓고 가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주택이면 외부 대문 앞에 택배뒀다가 파지 줍는 어르신들이 그냥 들고 가는 일도 있다”며 문앞까지 배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A씨가 진상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배송 거부당해봐야 정신 차린다”, “반품해봤자 본인 손해 아니냐. 배달 기사가 계속 1층에 놓는 이유도 분명히 있을 것”, “웬만하면 다 문 앞에 두고 가는데 저 정도면 공동현관문이 잠겨 있어서 저기에 두고 가는 거 아닐까” 등의 추측을 내놓았다.

어떤 누리꾼은 “벨 눌러도 안 열어줬거나, 1층에서 문 열어주길 거부하고 화내서 배달 기사가 3층까지 못 올라가는 걸 수도 있다”며 비단 배달 기사만의 문제가 아닐 거라고 봤다.

택배기사들의 가장 큰 고충은 고객의 ‘갑질’

택배기사 고객 갑질 배려없는 행동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뉴스1

한편 택배기사들이 선정한 가장 큰 고충은 고객의 ‘갑질이나 배려 없는 행동’이라고 꼽는다.

육체적 노동 강도가 강한 직업인데도 불구하고 택배기사들은 정신적인 고충이 더 크다고 말한다. 현재 택배기사들은 택배를 고객에게 안전하게 전달하는 업무 이외에도 ‘고객관리’라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통 고객은 자신의 택배를 배송해주는 택배기사에게 직접 전화를 하여 문의나 컴플레인을 한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이 업무관련 전화를 받을 때, ‘반말’을 사용하는 고객은 너무 당연할 정도로 많다고 말한다. 심지어 새벽에 전화해서 거친 언행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무환경 상 택배기사들은 비오는 날을 가장 힘들어한다. 날씨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비오는 날이 배송 시간지연 등으로 인해 컴플레인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또 주택의 경우, 비오는 날 마땅히 둘 곳이 없어 고객에게 통화를 시도하는데 연결이 되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통화에 실패하면 가장 비를 덜 맞는 곳에 택배를 두고 다음 배송지로 향한다. 야외에 둔 택배를 수취한 고객 중, ‘비에 젖었으니 변상해라’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변상은 택배기사가 사비로 하게 된다.

택배기사 고객관리 감정노동 컴플레인
뉴스1

이처럼 택배기사들은 고객관리라는 업무 중, 감정노동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반말이나 거친 언행 혹은 부당한 요구를 하는 고객에게 자신의 감정을 억압한 채 응대를 할 수 밖에 없다. 또 개인사업자이다 보니 응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회사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도 미비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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