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극본, 송혜교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더 글로리’는 현재 한국 넷플릭스에서 1위, 전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하며 순위 기록을 갱신 중이다.
‘더 글로리’는 고등학교 시절 잔인하게 학교폭력을 당한 주인공이 10년 넘게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로, 전반부에 해당하는 파트1이 지난달 30일 공개됐다. 파트2는 3월 공개 예정이다.
드라마 자체가 특이한 소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으로 ‘더 글로리’는 입소문을 타고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성인 역할 송혜교 / 아역 정지소로 이어지는 주인공 문동은 배역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세간에 화제를 불러올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본인의 모든 인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와, 그 복수에 휘말리게 되는 가해자들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학교 폭력’이라는 개념이 사회적 이슈가 된지 꽤 되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높은 수위의 학교 폭력을 다룬 작품은 ‘더 글로리’가 처음이다.
김은숙 작가 또한 본인이 왜 ‘더 글로리’ 같은 작품을 집필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학교 폭력은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피해자분들의 글을 읽어보면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 말과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는 아무 잘못이 없어?’라는 말이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그래서 ‘어, 나는 아무 잘못이 없어, 아무 잘못 없습니다’를 사명처럼 이해시켜야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드라마를 19금으로 선정한 이유도 드러났다. 김은숙 작가는 “폭력성 이외에도 송혜교가 맡은 ‘동은’이 사법적인 체계를 이용하여 응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사적 복수를 감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현실에서 사적 복수를 옹호하지는 않는 입장이지만 동은이 가진 철학의 복수는 잔인한 19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같이 보고 옳은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에 19금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완벽히 픽션이어야 할 만큼 끔찍했던 드라마 속 학교폭력 장면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드라마를 봤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삽시간에 퍼지고 있다.
‘더 글로리’ 첫 번째 에피소드를 보면 고등학교 시절 문동은은 박연진,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 손명오에게 극심한 수준의 학교 폭력을 당한다. 해당 장면 속에는 가해자들이 문동은을 체육관으로 불러 이른바 ‘고데기’라고 부르는 미용 용품인 전기머리인두기로 팔을 지져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장면 속 문동은은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등 정지소의 열연으로 가해자들의 행동이 얼마나 끔찍한 짓인지를 잘 드러내는 모습으로 드라마 속에서 연출 됐다. 1화의 그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하면서도 드라마 통틀어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다 같이 입을 모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해당 장면의 연출과 똑같은 사건이 이미 실제 학교 폭력으로 일어난 바 있다. 지난 2006년 청주 모 여중에 재학 중이던 15살 김모양은 약 한 달의 기간 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친구인 정모양의 팔을 고데기로 지지고, 머리핀으로 가슴을 긁어 상처를 입혔다.
뿐만 아니라 김모양은 정모양에게 야구방망이와 주먹, 발을 휘둘러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하고 금품을 갈취했다. 그 수법의 잔인함에 당시 청주지방법원은 김모양이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소년원으로 보낸 것이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잔인함이 얼마나 심했는지, 실제로 김모양은 정모양의 고데기 화상에 딱지가 앉으면 그걸 떼어내고 똑같은 곳을 또 지졌다고 한다. ‘더 글로리’ 속 픽션이라고 생각했던 충격적인 사건보다 현실이 더 심각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더 글로리는 파트1까지 8화만 공개된 상태이다. 나머지 파트2는 3월에야 공개된다. 그런 탓인지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무조건 참다가 3월에 같이 보세요’라는 글들이 커뮤니티에 심심찮게 보이곤 한다. 다음 파트를 목빠지게 기다릴 정도로 드라마의 흡입력과 중독성이 엄청나다는 말이다.
과연 주연 송혜교와 정지소, 그리고 빛나는 연기의 가해자 역할 배우들이 어떤 파트2를 보여줄지 기대가 큰 상황이다.
김필환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