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욕’과 ‘칭찬’ 동시에 터지고 있는 설 명절 제사상 근황 (+반응)

2023년 1월 20일   박대성 에디터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사상에 올라온 음식들

온라인 커뮤니티 제사상 올라온 음식 레전드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제사상에 올라온 음식들이 누리꾼들에 이목을 끌고 있다.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년 레전드를 갱신하고 있다는 제사상에 올라온 음식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한 커뮤니티에는 제사상에 올라온 음식들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 속에 제사상 음식들은 평범해보이는 듯 싶었으나 가장 왼쪽에 올라온 바나나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설 명절 제사상 올라온 음식 레전드 바나나
온라인 커뮤니티

바나나의 끝 부분만 벗겨 놓은채 올라간 것이다. 그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마치 남자 성기의 모습을 연상케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누리꾼은 “조상님이 포경 수술을 안하셨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설 명절 제사상 올라온 음식 레전드 햄버거
온라인 커뮤니티

다른 커뮤니티에도 평범해보이는 듯한 제사상의 모습을 찍어 올렸다. 하지만 이내 당황을 금치 못했다. 제사상 한 켠에는 햄버거와 감자튀김, 콜라가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집안 사람들 좋아하는 걸로 제사상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어메이징하다”, “너무 웃기네”, “싱글벙글 명절 디씨문학”, “그냥 진짜 저런 의미의 제사상이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추석 차례상에 올라온 ‘칙촉+쿠크다스’

추석 차례상 올라온 음식 칙촉 브라우니
온라인 커뮤니티

이와 같은 차례상은 지난 추석에도 비슷한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누리꾼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집 차례상과는 사뭇 다른 현대식 차례상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제사 음식을 담는 제기 그릇에 칙촉 브라우니와 쿠크다스가 잔뜩 올라가 있다.

A씨는 “(우리 가족은) 한과 맛 없다고 시판 과자 올린다”며 “아빠가 전통같은 거 좀 중시하는 타입인데 먹어보더니 아무말 안 하고 10년 넘게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조상님들도 생전에 못 먹던 양과자 먹는 게 더 좋지 않겠냐”면서 “어디는 피자도 올린다더라”라고 덧붙였다.

추석 차례상 올라온 음식 쿠크다스
온라인 커뮤니티

A씨의 집안의 차례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조상님 호강하시네”, “우리도 할머니가 소주랑 회, 롤케익 좋아하셨어서 차례상에 세 가지 올린다”, “좋아하시던 음식 올리는 게 맞지”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시대가 많이 변한 만큼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도 바뀌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차례 자체를 생략하는 집도 많은데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을 꼭 옛날 방식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소신을 밝혔다.

예전과 달리 ‘현대식 차례상’을 선호하는 요즘 사람들의 제사상

현대식 차례상 성균관 전례위원회 김광수 전통 차례상
국립민속박물관

실제로 근 몇 년 간 명절이 되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현대식 차례상’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밥, 국, 생선, 고기, 약밥, 떡, 한과 등 전통 음식 위주로 구성된 전통 차레상 대신 치킨, 피자, 햄버거, 과자 등 조상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올리는 게 바로 현대식 제사상이다.

현대식 차례상을 선호하는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전통 차례상은 차리기도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굳이 조상이 좋아하지도 않은 음식을 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균관 전례위원회 김광수 간사는 이같은 차례상이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김 간사는 “차례상은 ‘예서’에 나와 있는대로 ‘속절 즉 헌이시식’ 그때 그 계절에 나는 좋은 음식과 과일을 차리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례나 가례를 무시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다. 예의는 어려운 것이 예의다. 정성과 성의를 다해야하는 데 요즘에 모두가 그렇게 하다 보니 그것이 예의인 줄 알고 잘못 인식 한다”며 전례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어머니가 커피 좋아했다고 커피 올리고, 사탕 좋아했다고 사탕 올리면 우리의 전례가 살아있겠는가?”라며 “이 나라 어른들이 ‘이것은 바꾸지 마라’하고 규칙을 정해줘야 하는데 ‘너네가 고생 많으니 편한 대로 해라’라며 허락해주니 차례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성균관 박광영 의례부장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차례상에 피자나 햄버거를 올리는 것에 대해 조금 부적절한 것 같다고 밝힌바 있다.

박광영 의례부장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에 지내는 기제사 때 고인이 생전에 드셔보지 못했던 음식이나 좋아했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나 차례상에서는 간단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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