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cm 이상, 탈모 없는 남성분이면 사례금 113만원드립니다” (공고문)

2023년 2월 14일 김필환 에디터

키 170cm 이상 탈모 없는 남성 정자 기증하면 받을 수 있는 돈의 깜짝 놀랄 액수 (공고문)

최근 SNS 등 온라인상에 올라온 ‘정자 기증 요청 광고’가 누리꾼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정자 기증에 최대 113만원의 사례금을 걸었다.

지난 13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포함해 산둥, 윈난, 장시, 하이난 등 지방정부들이 국가사업 차원에서 정자 기증을 자국민들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베이징의 어느 비영리 정자은행은 자사 SNS를 통해 적합한 정자 기증자의 조건을 올렸다.

공고에 따르면 정자 기증 대상은 “신장 170cm 이상에 청결한 습관을 지닌 20~40세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지닌 청년층”으로,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유전 가능성이 큰 질환과 심한 탈모가 없어야 한다”라는 조건이었다.

이 정자은행은 “베이징과 톈진의 기혼 부부 불임률이 15%에 달하고 그중 40%는 정자 문제에서 기인한다”라며 현재 정자 기증을 필요로 하는 부부는 최대 2년을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자은행은 그리하여 만약 정자를 기증할 경우 약 5000위안(약 93만원)까지 사례금이 지급되니 대학생들은 많이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베이징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정부들 역시 대체로 비슷한 조건의 정자 기증자를 원하는 실정이었다.

가장 많은 사례금을 주는 곳은 허난성으로 조건을 갖춘 남성이 3개월 이내 10회 기증할 경우 6100위안(113만원)을 지급한다.

또 각 지역의 정자 은행들은 기증자에게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산시성의 정자은행은 정자 기증자들에게 정자 분석, 염색체 검사, 유전병과 감염병 검사 등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하겠다고 지난 9일 공지했다.

또 산둥성의 정자은행은 기증자에게 정자를 10년간 냉동 보관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정자 기증을 대대적으로 모집해도 기준을 통과하는 사람은 지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후베이성 추톈일보는 정자 기증을 지원하는 이들 중 소수만이 기준을 통과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일단 기증자는 평균 남성의 3배에 이르는 정자 농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평소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 정자의 농도가 묽어 이런 부분이 미달될 수 있다.

이어 정자가 초저온에서 보관돼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기증 지원자의 불과 20%만이 그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14억 1175만 명으로 전년 대비 85만명 감소했다. 대규모 자연재해와 대기근이 겹친 1961년 인구 감소를 제외하고 사상 처음으로 구조적인 인구 감소가 나타난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구가족사(司) 양원좡 사장(국장급)은 불임이나 정자의 질이 출생률 저하의 주요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육아와 경제적 부담, 여성의 직업적 발전에 대한 우려가 출생률의 주요 제약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