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현재 팬더티비 팝콘티비 유명 여캠이 당한 심각한 착취 수준 (+계약서)

2023년 3월 20일 이규연 에디터

협박과 강요로 성인 BJ 활동시켜

지난 10일 자신을 미혼모라고 밝힌 BJ아둥이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를 통해 “3명의 남성 BJ에게 성착취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강요와 협박에 의해 성 노리개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몸으로 내던져졌다”고 폭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가해자의 이름으로 윤은배가 거론되자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박문을 올렸습니다. 그는 “유튜브에 올라온 글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저와 저희 직원들은 감옥에 있어야 한다”, “감금했다는데 나는 방송하라고 내 돈으로 산 핸드폰도 줬다”, “회사에서는 집과 방송장비, 성형비, 생활비를 빌려줬다. 총 합 빌려간 돈이 4천만 원이다. 정산금은 여기서 차감하기로 했다”고 반박했는데요. 카라큘라는 이 반박문을 보고 증거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증거 영상에는 윤은배가 의식이 없는 아둥을 거칠게 다루고 아둥에게 폭언을 행하는 모습이 담겨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후 윤은배는 강제 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야한 방송이다’라고 여성 BJ들에게 설명하면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드러운 멘트로 접근했다”면서 “게스트분들이 스튜디오에 오면 ‘게스트 방송 출연 동의서’를 보여 드린다. 동의서에는 유출이나 방송에 대한 설명, 스킨십에 대한 설명도 있고 ‘강제성을 띠거나 그러면 중단할 수 있다’라는 설명이 들어가 있다. 동의 후에 바로 방송을 진행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사과할 일이 아니라 징역을 살아라”, “운다고 봐주면 다 울지. 어린아이도 아니고 다 큰 성인이면 책임을 질 줄 알아야지”, “인터뷰 내용을 법정에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참고자료로 사용할 것 같다”, “(피해 BJ가) 의식이 없는데 거부하면 들어준다고 하는 게 말이냐. 의식이 없는데 거절을 어떻게 하냐”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이런 반인륜적인 행위는 여러 방면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유흥업소 구인글과 비슷한 BJ 구인글

나이를 불문하고 유튜버, BJ 등 온라인 방송을 꿈꾸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인터넷 방송인이 돈을 잘 버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이 높은 상위 인터넷 방송인의 사례만을 듣고 인터넷 방송에 대한 환상을 품는 건데요. 최근에는 이런 환상을 가진 사람들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해 지난 7일 유튜브 구제역 채널에서도 최근 자주 보이는 여자 BJ 구인글이 유흥업소의 ‘아가씨 구인글’과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제역은 이같은 현상이 영상에서 유흥업소 운영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소규모 MCN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여성을 불러 도움을 주다가 결국엔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착취한다는 건데요. 그는 “소규모 MCN은 대부분 조폭을 끼고 운영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MCN(Multi Channel Network)은 인플루언서들의 기획사, 연예으로 예를 들자면 소속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공개한 BJ 구인글에는 신입 BJ를 모집한다며 게스트도 가능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컨텐츠와 장비, 장소 등을 고민하며 BJ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최고급 숙소, 최고급 장비, 상담 등을 지원해 BJ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건데요. 구인글에는 ‘성형 및 가불 가능’, ‘불공정 계약 X 강압적인 방송 X’ 등의 내용도 적혀 있습니다. 수당도 3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로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구제역은 이와 함께 ‘아가씨’ 모집 공고도 공개했습니다. 유흥업소 직원 모집 공고에는 숙소를 제공하고, 월 1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내용과 ‘부담 없이 편하게’, ‘초보 OK’ 등의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앞서 공개한 BJ 구인글과 흡사해 보입니다.

수수료와 차용증.. 서서히 BJ를 벗방으로 끌고가는 계약서

팬더티비 팝콘티비 여캠 착취 위약금 차용증 수수료 계약서 — 악덕 MCN 계약서

눈여겨 봐야할 점은 계약서에도 있습니다. 계약서는 공정 계약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요. MCN의 계약서에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MCN계약서에는 자체적으로 만든 계약 조항이 있었습니다. 우선 ‘”갑”이 “을”의 방송을 위해 지원하는 금원에 관하여 을은 갑의 요청에 따라 차용증을 작성하며, 계약 종료시 차용증의 내용대로 해당 금원을 “갑”에세 변제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빌린 돈을 되갚는다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 조항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선 구인 글을 살펴보면, MCN은 BJ에게 방송장비와 숙소, 컨설팅 매니저 등을 지원해줍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계약 만료시 BJ는 장비와 숙소는 물론이고 매니저 월급까지 모든 것들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조항 속 ‘차용증’도 문제가 되는데요. 조항에 따르면 시세와 상관 없이 MCN 측에서 마음대로 금액을 정해 BJ에게 청구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됩니다. 구제역의 말에 따르면 이 계약서를 제보한 사람은 저사양의 컴퓨터를 3달 쓰고 80만 원을 청구받았다고 합니다. 제보자가 이에 대해 입증해달라고 하자 MCN에서는 영수증도 아닌, 메모장에다가 멋대로 적어둔 금액을 보내줬습니다. 그리곤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면 지원 비용 1,500만 원을 내뱉어 내고, 정신적 손해배상금 3,000만 원을 내놓으라고 내용증명까지 보냈습니다.

여기서 더한 점은 수수료도 BJ의 매출에서 40%를 떼 간다는 점입니다. 샌드박스 등 유명 대형 MCN도 30% 정도 수수료를 떼 가긴 합니다. 다만 이 수수료에는 컴퓨터, 방송 장비 등 방송에 필요한 여러가지를 지원해주는 비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기업 광고를 붙여 주는 경우엔 50%를 가져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악덕 소규모 MCN은 이렇다 할 지원 없이 수수료를 챙겨갑니다. 지원이라기에는 가격을 MCN쪽에서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는 빚에 가깝죠.

터무니없는 액수의 위약금, 협박으로 극한까지 몰아

구제역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빚과 수수료의 늪에 빠진 BJ는 쉴 새 없이 방송을 하게 됩니다. 쉴 때는 MCN에서 빨리 방송을 하라고 닦달을 한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일주일에 6회, 한 번 4시간에서 8시간씩 방송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번 돈은 한 달에 약 130만 원입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악덕 MCN의 어두운 유혹은 한 발짝 더 다가옵니다. 수위 높은 방송, ‘벗방’을 하자고 제안하는 겁니다.

팬더티비와 팝콘티비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인데요. 실상은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 수위 높은 성인 방송이 주를 이루는 플랫폼입니다. 방송이 신동엽이 팬더티비의 광고를 맡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팝콘티비나 팬더티비에서 ‘벗방’을 할 경우 인기가 많다면 월 130만 원이 아니라 월 1,300만 원, 하루에 1,300만 원을 벌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전한 콘텐츠를 방송하는 BJ를 ‘벗방’ BJ와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누구는 지금 벗방으로 몇 천만 원씩 버는데 지금 너는 뭐 하냐는 식이지요. 벗방으로 돈을 잘 버는 다른 BJ에게는 좋은 숙소로 이사시켜 주고, 더 많은 지원을 해 줄 거란 이야기도 해 줍니다.

수위 높은 방송을 거절할 수도 있지만, 사정이 좋지 않은 BJ는 그 제안을 뿌리치기 어렵습니다. 이미 앞선 차용증으로 BJ에겐 큰 빛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파트타임 일을 해서 벌기도 녹록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방송을 일주일에 몇 번 이상 쉴 경우 계약 위반으로 보고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식의 조항과, MCN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추가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BJ는 이제 늪에 빠져 월 130만 원만을 버는 방송을 억지로 하거나, 큰 액수의 위약금을 뱉어내야할 상황에 처합니다. MCN은 제보자가 벗방 제안을 계속 거절하자 맞는 방송, ‘맞방’을 시켰고, 제보자는 방송을 진행하며 심한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해당 MCN에서 3개월만 일했는데요. 제보자가 그만두겠다고 하자 MCN 측에서는 이것저것 위약금과 손해배상금을 합쳐 4,000만 원을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돈 잘 버는 벗방’에 다가가기 쉽도록 조여오는 겁니다.

악덕 MCN을 피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가 없는 호의는 없다”, “팬더티비는 엔터 힘없는 데 들어가면 편의점 알바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게 된다. 한 번 밉보이면 굶어죽는데 계약사항 때문에 그만둘 수도 없다”, “다른 플랫폼 BJ에게도 (입사 제안) 쪽지 많이 온다.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무시했는데 저런 거였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신도 벗방을 본 적이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예전에 벗방 보는데 방 안에 CCTV가 보였다. 왜 CCTV가 있는지 묻자 강퇴당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악덕 MCN을 피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드시 MCN에 들어가고 싶을 경우, 우선 업체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SNS 등에서 광고하는 MCN은 무허가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유명인이 아니라면 갑작스레 찾아오는 캐스팅을 의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MCN도 이득을 취해야 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없는 사람에게 선뜻 모든 지원을 해줄 이유는 없습니다. 계약을 할 때에는 계약서의 계약 기간, 중도 탈퇴 시의 위약금 등도 꼼꼼히 확인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