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잃어 행복” 스스로 시각장애인의 삶을 택하다. (동영상)

2015년 10월 6일   정 용재 에디터
영상 출처: youtube.com/Barcroft TV


시력을 잃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혀

스스로 시각장애인이 된 여성이 있다.

시력을 잃는 것이 아주 오랜 소원이었고,

앞을 못 보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영국 일간 미러(mirror.co.uk)에 따르면

쥬얼 슈핑(Jewel Shuping)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신체통합정체성장애

(Body Integrity Identity Disorder, 이하 BIID)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BIID는 신체 일부에 장애를 얻은 상태를

강하게 열망하는 병이라 알려져 있으며,

슈핑의 경우는 그것이 시각장애인이 되어야 한다는

욕구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녀는 여섯 살 때 즈음부터

시력을 잃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린 슈핑은 어떻게든 시력을 잃어보려

태양을 바라보고 한참을 서 있었다고 한다.

슈핑이 본격적으로 시각장애인 활동을 시작한 건

10대 때부터이다. 그녀는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짚거나 앞이 안 보일 정도의 어두운 선글라스를 끼고

거리를 활보했다. 스무 살에는 점자를 읽게 됐다.

그녀는 이렇게 시각장애인처럼 행동하면서

맹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간절히

느끼게 됐다고 한다.

슈핑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심리학자를 찾아갔다.

그녀는 그의 도움을 받아

캐나다에서 직접 공수해 온

무감각 점안액과 세제를 안구에 투여했다.

“그건 아주 아팠어요. 세제가 제 피부에 닿아서

피부가 타오르는 고통을 느끼기도 했죠.

하지만 그럴수록 ‘난 이제 맹인이 될 수 있어.

다 괜찮을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어요.”

6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눈이 차츰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은 각막염, 녹내장 등을 앓으면서

시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슈핑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가 그래도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건

아빠의 얼굴이에요. 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나셨으므로

불가능한 일이죠”라고 말했다.

처음에 가족들에게는 이 모든 게 불의의 사고로

일어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사실을 얘기했고,

화가 난 엄마와 여동생은

그녀와 연락을 끊어버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저는 이게 정말 제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처음부터 앞을 볼 수 없는 상태로

태어났어야 했어요.”

슈핑은 BIID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BIID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저처럼 극단적인 방법으로

장애를 얻을 필요는 없어요.

언젠가는 우리를 위한 치료제가 개발될 거에요.

BIID를 앓고 있는 어떤 사람들은

다리를 잃기 위해 철길 위에 눕고,

다리를 얼리고, 절벽 끝으로 떨어지기도 하죠.

그건 정말 위험하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해요.”

그녀는 이렇게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남긴 말이 인상 깊다.

“사람들이 저를 어이없어 하는 걸 이해해요.

아마도 제가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더 많은

대접을 받길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만약에 제가 이런 방법을 택한 것이

이기적이라고 한다면, 나는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그대로 두는 것 또한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해 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건

제가 선택한 게 아녜요.

이건 병을 치료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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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인 에디터 editor@postsh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