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흑어공주’ 인어공주 사태까지 예견했던 무한도전 예지력 수준

2023년 6월 2일   김주영 에디터

‘흑어공주’ 인어공주 개봉 후 재조명되고 있는 16년 전 무한도전 예지력

영화 인어공주의 주인공 캐스팅 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과거 MBC 무한도전의 한 장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은 12년 간 방송됐던 장수 프로그램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선 없는 장면이 없는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한데요. 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를 뒷받침하듯 무한도전이 인어공주 캐스팅을 예측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쯤 되니 진짜 무서운 무한도전 예언’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지난 2007년 방송된 ‘2008년 달력 특집’ 편의 장면이 담겨있었습니다. 당시 저예산 달력 촬영을 하던 멤버들은 여름 테마의 사진을 찍기 위해 인어공주 분장을 했는데요. 정형돈은 이때 일반적인 가발이 아닌 레게(드레드락) 헤어스타일의 가발을 착용하고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흔히 아는 붉은 머리가 아니라 땋은 머리 가발을 씌워 놓은 거 보면 분명 제작진 중에 시간 여행자가 있다”고 농담을 던지며 신기해했습니다. 한편, 앞서 소개한 정형돈의 인어공주 머리가 저예산인 것과 달리 할리 베일리는 레게머리를 한 채 인어공주를 찍기 위해 무려 억대 규모의 제작비를 썼다는데요

지난달 미국의 한 매체는 ‘인어공주’의 헤어스타일리스트 카밀 프랜드와의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할리 베일리의 의지를 위해 가발을 쓰지 않은 채 애니메이션 속 에리얼의 빨간 머리를 연출해야 했다”고 밝혔죠. 흑인의 레게 머리 스타일은 흑인의 자존심, 억압과 학대에서의 해방을 상징하는 걸로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그는 흑인 특유의 레게 머리를 지키고 싶어하는 할리 베일리를 위해 할리 베일리의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염색하는 대신 머리카락을 땋아 늘어뜨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는 “할리 베일리의 얼굴, 피부, 눈동자 색, 의상을 모두 고려해 할리만의 빨간 머리를 만들었다”고 덧붙였죠.

그렇게 탄생하게 된 레게머리의 인어공주.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땋는 데에만 무려 12시간에서 14시간 정도가 걸렸다고 합니다. 카밀 프랜드의 말에 따르면 머리를 완성시키는 데만 최소 2억 원(15만 달러)이 들었죠.

심지어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물에서 뜨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땋은 머리 중간중간에 느슨하기 푼 머리카락을 추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애니메이션의 중요 장면인 ‘에리얼이 물 밖으로 나오면서 머리카락을 빠르게 뒤로 젖히는 장면’은 표현하기 어려웠죠. 카밀 프랜드는 “그 장면은 방법이 없어서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레게머리의 인어공주를 만들기 위해 수억 원이 들었지만 할리 베일리의 의지는 감독도 승낙한 사항이라고 하는데요. 영화 ‘인어공주’가 ‘과도한 PC주의’인지 아닌지를 두고 영화 개봉 전부터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만큼 열기가 식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영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MBC 무한도전,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