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 초등학교 또래 교사, 동반 극단적 선택 사건… 유족 신상 모두 밝혔다

2023년 8월 8일   박지석 에디터

심적 고통을 받다가 세상 등진 신상 얼굴 공개

뉴스데스크 극단적 선택 교사

심적 고통을 받다가 세상을 등진 교사들의 사연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는 “2년 전 경기도 의정부시 한 초등학교에서 6개월 간격으로 2명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 같은 비극적인 뉴스에 이어 유족들은 이런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두 교사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고 김은지(당시23세) 교사와 고 이영승 (당시 25세) 교사는 교대를 졸업한 뒤 A 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았다. 4~5년차에 접어들었던 지난 2021년 김은지 씨는 5학년 3반, 이영승 씨는 5학년 4반으로 나란히 담임을 배정 받았다.

김은지 교사 발령 한 달 만에 우울증 진단… 극단적 선택

김은지 교사

나이도 비슷한 두 교사의 교직생활은 창창하게만 보였으나 곧 비극이 닥쳤다. 발령이 이후 곧 김은지 씨가 세상을 스스로 등진 것에 이어 이영승 씨 또한 그 뒤를 따라간 것이다.

유족에 따르면 김은지 씨는 발령 한달 만이었던 2017년 4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유는 학생들 때문이었다. 학생들이 서로 뺨 때리면서 치고받고 싸우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 뒤로 집에 오면 자신의 침대에 앉아 계속 “그러면 안돼. 그러면 안돼”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김은지 교사 카톡

이후 김은지 씨는 사직서를 냈지만 학교의 만류로 음악 전담교사로 보직이 바꼈다. 하지만 1년 뒤 김은지 씨는 다시 담임을 맡게 됐고 정신과 치료와 몇 번의 병가를 냈었지만 5학년 담임을 맡은 지 4개월째 결국 숨졌다.

이영승 교사 학부모 민원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

이영승 교사

이영승 씨는 부임 첫해 담임을 맡은 반에서 일이 생겼다. 이영승 씨 아버지에 따르면 페트병 자르기를 할 때 한 아이가 손을 다쳤다. 이후 학부모한테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는 등 시달렸다고 한다.

다음 해 이영승 씨는 휴직 후 입대를 했는데 학부모의 보상 요구는 계속됐다. 학교는 군대에 있는 이영승 씨에게 전화를 해 ‘학부모에게 연락을 해 돈을 주든가’라는 식으로 말하며 해결을 종용했다는 게 이영승 씨의 아버지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5학년 담임을 맡은 2021년 동시에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교무부장은 MBC에 “사실은 학급에서 따돌림 같은 것도 있어서 상담도 많이 했었다. 학보모가 이영승 씨에게 공개사과 등 말도 안되는 요구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영승 교사 카톡

학부모에게 계속해서 시달리던 이영승 씨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영승 씨는 “이 일이 안 맞는 것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메시지를 가족에게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한편 초임 교사 2명이 6개월 간격으로 사망했는데도 경기도 교육청은 MBC 취재 전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학교가 교육청에 보고한 사망 원인은 두 교사 모두 ‘단순 추락사고’였던 것이다.

박지석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