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제 못 믿어” 실시간 이명희 결정으로 심각해진 신세계 정용진 상황

2023년 10월 10일   김주영 에디터

신세계 그룹 결국 사업 부진에 이명희 회장 직접 등판..정용진 입지 흔들

남매 경영을 강화하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 사장이 이끌던 신세계 그룹에 결국 이명희 회장이 직접 나서 경영권을 흔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단행된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 인사는 역대급 물갈이 인사로 관심을 끌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초 신세계그룹은 경영 위기감 극복을 위해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지난달 15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승인한 임원 인사 명단을 받아 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를 반려하고 판을 흔들었다.

며칠 뒤 발표된 임원 인사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룹 계열사 수장 9명, 전체의 40%가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신임했던 임원들이 떠나고, 그 자리를 이 회장 사람들로 채워졌다.

정용진 부회장의 측근으로 그의 오른팔로 불렸던 강희석 전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경질되고,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로 있던 한채양 대표가 할인점(이마트)·슈퍼(에브리데이)·편의점(이마트24) 3사의 수장이 됐다.

컨설턴트 출신인 강 전 대표는 정 부회장의 신임을 얻어 2019년 신세계그룹에 합류,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사업을 이끌어 왔다. 업계에 따르면 강 전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총괄사장으로 승진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이 이를 반려하면서 회사를 떠나게 됐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 역시 정 총괄사장이 발탁한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신세계센트럴시티 수장인 박주형 대표가 겸직하게 됐다. 또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신세계엘앤비 대표를 겸직하고,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가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함께 맡게 됐다.

‘올드맨’도 부활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자주를 이끌다 지난 5월 신세계백화점 신성장추진위원회 대표로 자리를 옮긴 49년생 이석구 대표가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대표로 선임됐다.

정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동혁 대외협력본부장(부사장)도 짐을 쌌다. 예술의전당 출신의 정 전 부사장은 정 부회장에게 아내 한지희 씨를 소개해 준 인물로, 2013년 신세계그룹에 합류했다.

이번 인사에서 남매가 신임하던 측근들이 모두 물러나고, 이 회장 측근으로 불리던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 수장이 되면서 다시 이 회장 체제로 회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명희 회장이 직접 등판한 데는 최근 이어지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지마켓 등 잇따른 M&A로 인한 그룹의 재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이 향후 2~3년간 관리형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백화점과 이마트, SSG닷컴(쓱닷컴) 모두 재무통 대표가 이끄는 만큼, 보수적이고 경영으로 재무구조를 안정화한 후 다시 투자를 늘려갈 거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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