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체부 국감 현장 뜬금없이 ‘유인촌이 부른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울려 퍼진 이유 (+류호정)

2023년 10월 10일   김필환 에디터

이상헌 문체위원장, ‘AI 콘텐츠표기법’ 협조 당부…柳 “그러겠다”
류호정, ‘USB 한가득’ 들어보이며 ‘국감자료 제출방식 전자화’ 주장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장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부르는 가수 김광석의 ‘서른즈음에’가 울려 퍼졌다.

정확히는, 김광석의 영상에 유 장관의 얼굴을 합성하고 유 장관의 음성을 학습시켜 만든 ‘딥페이크’ 영상이다.

이상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최근 AI 기술 접목으로 더욱 정교해진 딥페이크 관련 범죄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시연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유 장관에게 “가수 김광석을 아느냐”고 물었고, “잘 안다”는 유 장관에게 “즐겨듣는 김광석 노래가 있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유 장관이 “예전에는 많이 들었다”고 하자, 이 위원장은 “그러면 위원장이 장관의 목소리로 김광석 노래를 흉내 내겠다”고 했다.

회의장 스크린에는 유 장관이 기타를 들고 ‘서른즈음에’를 부르는 영상이 상영됐고, 유 장관은 웃음을 터뜨렸다.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김광석에 유 장관의 얼굴을 덧씌운 형태였으며, 음성도 유 장관의 목소리와 제법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AI(인공지능)에 유 장관 목소리를 학습시켜서 만들어 보았다. 그럴듯하지 않으냐”고 물었고, 유 장관은 “비슷하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생성형 AI가 고도화돼 가짜뉴스와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난 5월 AI를 사용해 제작한 콘텐츠엔 관련 표기를 의무화하는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면서 “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유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예전에도 뭘 바꾸고 개혁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정치적으로 해석해 항상 정말 힘들었다”면서 “AI 문제도 해결해야 할 미래 과제라 많이 협조해주시면 개정이 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현재 정부 부처들이 이동식저장장치(USB) 또는 인쇄물로 국감 자료를 보내고 있으나 환경 문제를 고려해 자료 제출 방식을 클라우드 시스템 등으로 전환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국감자료 USB와 포장 상자로 가득찬 비닐봉지를 들어 보이면서 “종이상자에 스티로폼까지 넣어서 제출됐다. 버려지는 USB 대신 이제 전자 시스템이나 클라우드로 자료를 제출받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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