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후 찾아올 수 있는 감염병 ‘뎅기·치쿤구니야’ 주의 필요

2015년 10월 12일   School Stroy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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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이후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등 해외의 생소한 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돼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질병을 매개하는 모기가 서식하기 알맞도록 국내 기후가 변화하는 추세인데다, 전세계적으로 해당 감염병의 환자 수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감염학회 김우주 이사장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감염병학회에서 메르스 이후 뎅기열, 치쿤구니야 등의 감염병이 한국에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뎅기열은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특정 모기에 물렸을 때 감염된다.

최근 국내 평균 기온이 오르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 지역의 우기와 비슷한 집중호우까지 반복되고 있어 뎅기열을 퍼뜨리는 모기의 서식에 알맞은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

실제로 2013년과 2014년에는 국내에서 뎅기열 환자가 각각 1명씩 발생했다.

해외에서도 2013년에 251명, 2014년에 164명 등이 유입됐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도쿄 도심의 ‘요요기 공원’을 중심으로 뎅기열 환자가 70명 넘게 발생했다. 일본 내에서 뎅기열 환자가 발생한 것은 거의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본 방역 당국은 문제가 된 공원을 57일 동안 폐쇄해야 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가 원인이 돼 생기는 급성 질환으로 3∼7일의 잠복 기간을 거쳐 38∼40도의 고열과 두통, 근육통 등을 수반한다.

뎅기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에 물려 감염되며 인간에서 인간으로 직접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5∼7일이면 회복되지만, 중증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뎅기열과 유사한 ‘치쿤구니야열’ 역시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 질병 역시 모기(흰줄숲모기 등)를 통해 전염되며 초기 증상도 발열, 피부발진, 근육통 등으로 뎅기열과 비슷하다.

관절의 극심한 통증이 뎅기열과 구분되는 치쿤구니야열의 증상이다. 치쿤구니야(Chikungunya)는 아프리카 동부[012030] 탄자니아 등에 걸쳐 사는 ‘마콘데 부족’의 언어에서 따온 말로, 허리를 굽히고 걷는 모습을 뜻한다.

치쿤구니야야의 관절 통증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 년 동안이나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에 처음으로 환자가 발견됐고 이후 올해까지 해마다 1명씩 감염자가 유입됐다.

미국에서는 2013년 첫 환자 발생이 보고된 이후 불과 1년 만에 환자 수가 1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한국 방역 당국은 치쿤구니야열을 매개할 수 있는 모기가 국내에서도 서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철저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등 감염병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함께 미국 감염질환학회에서 집중 논의됐다.

jun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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