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로 평가받는 조선 도자기 장인이 일본에 있는 이유

2024년 12월 16일   정 용재 에디터

15세기 당시 도자기를 세계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던 나라는 중국, 조선, 베트남 정도였다. 특히 조선의 도자기는 신분을 초월한 백자의 품격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발발하면서 일본은 조선의 도자기 기술을 빼앗아갔다. 일본군은 조선 도공들을 강제로 일본으로 끌고 가 도자기 제작 기술을 활용하려 했다.

전쟁 후 일본으로 강제 이주된 조선 도공들은 약 10만 명에 달했으며, 전후 송환된 인원은 약 9천 명에 불과했다. 당시 조선에서는 도공들이 기술을 펼칠 기회가 부족했지만, 일본에서는 이들에게 대우와 계급을 보장하며 도자기 기술을 발전시켰다. 조선 도공들의 기술은 일본의 도자기 문화 발전에 기여했으며, 네덜란드와의 무역을 통해 일본 도자기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조선으로 돌아오려 했던 도공들 대부분은 조선의 상황과 대우 부족으로 일본에 남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가 일본 도자기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셈이다. 반면 조선은 중앙집권적인 한계와 광범위한 전쟁 피해로 인해 도자기 산업이 크게 퇴보하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현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많은 한국인 인재들이 국내에서는 적절한 기회와 대우를 받지 못해 해외로 떠나는 ‘두뇌유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재들은 외국에서 높은 연봉과 연구 환경을 보장받으며 정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한국인 박사 취득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정착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아졌다.

최근 몇 년간 ‘국적 포기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경제적 기회와 삶의 질을 찾아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2018년에는 국적 포기자가 3만 명을 넘어서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국가적인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과거 조선 도공들의 강제 이주와 기술 유출이 일본 도자기 발전의 초석이 되었듯이, 현재 한국의 인재 유출 문제는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고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