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이 고려에게 특혜를 엄청나게 퍼준 이유

2024년 12월 21일   정 용재 에디터

몽골 제국이 고려에 특별한 대우를 한 배경에는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전략적 판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칭기즈 칸의 후손들은 각기 자신의 영토를 분할받아 통치했지만, 그의 형제들의 후손인 ‘동방 3왕가’—카사르, 카치운, 옷치긴 가문—는 만주 지역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들은 여전히 황금씨족으로서 제위에 오를 잠재적 자격을 지니고 있었기에, 당시 대칸이었던 쿠빌라이에게는 이들을 견제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쿠빌라이는 만주 지역을 통제할 수 있는 우호적인 세력을 찾게 되었고, 그 대상이 바로 고려였습니다. 고려는 고구려의 계승국으로서 만주에 대한 역사적 정통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인구와 군사력 면에서도 강력한 국가였습니다. 또한 지리적으로 만주와 인접해 있어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몽골 제국은 고려를 부마국으로 삼아 대칸 직계 여성과의 혼인을 통해 동맹을 강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주 지역의 심양왕 직위를 고려 왕실에 부여하여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시켰습니다. 이러한 특혜는 고려가 몽골 제국 내에서 상당한 자율성과 권한을 가지게 했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섭이 적은 통치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려의 세력이 지나치게 강대해지는 것을 우려한 몽골 제국은 다시금 고려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특히, 고려 왕실과 혼인 관계를 맺은 몽골의 공주들 중 일부는 대칸 다음가는 권세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관계 속에서 고려는 원나라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였으며, 이는 후에 공민왕이 반원 정책을 펼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몽골 제국이 고려에 특혜를 부여한 것은 동방 3왕가를 견제하고 만주 지역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혜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려의 세력 증대와 복잡한 정치적 관계를 야기하여, 몽골 제국 내부의 권력 균형에 새로운 변수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